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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이 길러낸 대통령스벤 하르텐 지음, 문선유 옮김, “탐욕의 정치를 끝낸 리더십, 에보 모랄레스”, 예지, 2015

빈곤율 감축, 공공예산 증액, 낮은 실업률, 5퍼센트가 넘는 경제 성장률, 막대한 대외준비 자산, IMF로부터 ‘건전한 거시경제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는 찬사.

우리가 꿈꾸고 있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으로는 불가능처럼 보이는 위의 상황을 이뤄 낸 나라가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7월 8일부터 방문하고 있는 남미의 볼리비아 이야기다.

볼리비아에서 이런 경제성장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2005년 12월에 당선돼 현재까지 재임하고 있는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의 절대적 역할이 있다.

   
▲ 스벤 하르텐 지음, 문선유 옮김, “탐욕의 정치를 끝낸 리더십, 에보 모랄레스”, 예지, 2015
모랄레스 대통령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안데스 지역 일상생활의 일부인 코카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코카는 천연항생제, 혈압조절제, 산소흡수보조제로서 의료적 가치가 높다. 또 말린 코카 잎은 배고픔이나 피로감을 완화한다고 한다. 그래서 800만이 넘는 사람이 의료, 식생활에 코카잎을 소비하며 토착민 중 많은 사람들이 코카를 재배해 생계를 꾸린다.

그런데 1960년대 미국이 시작한 ‘마약과의 전쟁’은 볼리비아를 코카인의 주요 공급지로 지목했다. 볼리비아 정부는 미국의 지원을 받기 위해 코카 근절 정책을 시행했고 코카 재배자들은 ‘마약 범죄의 공범’이란 오명을 쓰고 볼리비아에서 정치적으로 추방되었다.

그러나 마약과의 전쟁은 ‘자유민주주의’라는 이름 뒤에 있는 폭력 작전과 인권 유린을 드러냈다. 그러자 신디카토라 불리는 코카재배자들은 에보 모랄레스와 MAS(Movimiento al Socialismo, 사회주의운동당)를 선두로 볼리비아의 민주주의에 의문을 제기하고 코카재배자 운동을 전개하며 전국 정치 무대에 나서기 시작했다.

에보 모랄레스는 코카재배자 운동이 키워낸 정치인이다. 코카재배자 운동은 체계적인 조직이나 위계질서가 없고 선거와 투표가 없다. 그래서 결론이 날 때까지 토론을 하며 의사결정을 하고 모든 회원이 돌아가며 지도부를 맡는다. 모랄레스는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의사소통 능력이 몸에 뱄다고 한다.

모랄레스가 시민을 대표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2000년 물전쟁, 2003년 가스전쟁에서 시민사회의 불만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전달하고 그들의 요구에 제도적 정당성을 부여하면서부터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MAS는 천연자원의 주인은 소수 특권층이 아닌 볼리비아 민중에 있다는 주장으로 집권세력에 대한 다양한 분노를 하나로 묶는 기민함을 발휘했다.

모든 것을 민영화시키는 신자유주의 정치 엘리트의 10년 집권 끝에 파탄난 경제를 국유화, 분배, 복지 강화라는 방법을 통해 경제적 성과로 바꿔 낸 과정과 절차, 그리고 이에 반영된 에보 모랄레스의 리더십을 살펴볼 수 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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