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선거권, 민생 개선 요구

홍콩의 가톨릭과 개신교 신자들이 7월 1일에 기도회를 열고 홍콩 주민들의 보편선거권과 생활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에 동참했다. 이날 시위에는 약 5만 명이 참여했다.

시위에 앞서 열린 빅토리아 공원에서 열린 기도회에서, 홍콩교구의 하치싱 보좌주교(요셉)는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것은 선거제도 개혁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랑하고, 우리 사회를 사랑하며, 우리나라를 사랑하며, 우리의 모든 이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현 정치체제 아래에서는 약자가 계속 고통 받고 사회 불의가 행해지는 것을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홍콩의 젠 추기경.(사진출처 = fr.wikipedia.org)
이날 행사에는 홍콩교구의 전임교구장인 젠제키운 추기경을 비롯해 여러 가톨릭과 개신교 성직자들도 참여했다. 이들은 시위행진에 앞서 참석자들을 함께 축복했다.

젠 추기경은 이번 시위가 “진정한 선거권을 요구하는 평화적 운동”이기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시위는 시민인권전선이 주최했다. 이 단체는 여러 종교, 여성, 정당, 시민단체의 연합체다.

이들의 요구사항은 홍콩특별행정구의 헌법 격인 홍콩기본법의 개정, 장애인과 소수약자의 권리의 보장 확대, 학문의 자유 확대 등이었다. 장애인들은 장애인용 개조 차량 등에 대한 재정지원 확대를 요구했다.

이번 시위 참가자 수는 지난해에 수십만 명이 참여해 79일간이나 시내 중심가를 점거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줄었다. 지난해에 홍콩특별행정구 장관을 주민 직접투표로 선출하라고 요구했던 대규모 시위는 세계의 눈길을 끌었으나 정부로부터 별다른 양보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홍콩은 중국이 세계 열강의 제국주의 침략을 받던 시절에 영국에 영구 조차(임대)되었으나, 1997년 7월 1일에 영국은 홍콩의 주권을 중국에 반환하였다. 이에 공산주의 체제를 갖고 있던 중국 중앙정부는 홍콩에 기존 제도와 자본주의를 그대로 유지하는 일국양제를 실시하기로 하였다. 이는 타이완과의 통일도 염두에 둔 조치였다. 홍콩의 행정수반인 행정장관은 간선으로 뽑고 있으며, 의회 격인 입법부는 주민 직선 의원과 직능별 간선의원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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