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차 촛불평화미사 용산참사 현장에서 봉헌

 

3월30일(월요일)부터 문정현 신부가 서울 용산 참사현장에서 저녁6시30분 매일미사를 봉헌한다.  문정현 신부는 우리 신앙인들은 고통받고 박해받는 사람들과 함께 있어야 한다면서 "예수님 부활기쁨이 용산참사 현장에 함께 할 때까지 매일 미사를 봉헌 하겠다"고 촛불평화미사에서 밝혔다.

문정현 신부가 결심을 밝힌 제39차 촛불평화미사는 지난 3월 28일 오후 4시 용산참사현장에서 2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으며, 문 신부와 함께 김대선 신부(예수성심전교 수도회), 이상윤 신부(한국복자 수도회)이 공동집전하였다. 이들은 영정을 들고 미사에 참석한 유가족들과 일일이 악수를 한 후 미사를 시작했다.

문정현 신부는 강론 중에 “살기 위해 망루에 올라간 사람들이 살기는커녕 숯검정이가 되어 내려왔고, 자해공갈집단ㆍ테러리스트가 되어버렸다”고 말하며 “억장이 무너지는 나라”라고 분노를 터뜨렸다. 용산철거민이 정부의 대책없는 재개발정책에 대해 기본적 생존권을 주장하는 것을 이명박정권은 마치 “적진을 탈환하는 군사작전”으로 대응했다고 말하며, 지금도 “국민의 마음을 잔인하게 짓밟으며 계속 철거하고 있고, 용산참사에 관한 것은 닥치는 대로 집어넣고 있는” 현정권을 규탄했다.

이어서 문 신부는 “72년부터 싸워왔는데, 철통같은 박정희도 넘어갔고, 전두환도 노태우도 5년 하고 감옥갔다”고 말하며, 이대로 가면 이명박정권의 말로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이명박 대통령의 회개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문 신부는 참사를 불러온 ‘집만 좋은’ 재개발정책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할 것을 요구하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용산참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신부는 강론을 마무리하면서 “우리는 가장 낮은 곳, 가장 고통받는 곳, 가장 박해받는 곳에 와 있어야 한다”면서, "사순절내내 여기 용산참사현장에서 매일미사를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예수님부활의 기쁨이 이 땅에 내려올 때까지 함께 해야 진짜 신부되고 진짜 신자 되는 것”이라면서, 고인의 안식과 범대위의 안전과 이명박정권의 회개를 위해서 매일미사를 함께 봉헌하자고 말해 참석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미사 후 발언시간에는 전국철거민연합 회원이 나와 “철거민도 이 나라 백성인데, 기본생존권을 주장하는 민중의 소리를 듣지 않고 무시하는” 이명박정권을 규탄하며, “고인의 명예회복과 진상규명을 위해 싸울 것이며 이 나라 국민이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사진/ 김은주


고 윤용헌씨의 부인도 “참사가 일어난 지 68일째, 꽃이 많이 피었던데 남편은 아직도 차디찬 냉동고에 있고 우리 가슴도 차다차게 얼어붙었다. 그러나 제 3, 제4의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남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진상규명을 하기 전까지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어 "희생자들 시신이 병원으로 후송되었을때 신원을 확일할수 있는 지갑 등이 있었으나 '신원미상'으로 처리되었고, 부검된 시신은 내장이 없어지고, 피부가 모두 벗겨져 있었다"며, 시신을 공개할 용의도 있다고 말했다.

미사가 끝난 후 참석자들은 대열을 이루어 고인들이 장사하고 살던 공간인 용산4구역을 돌며 추모행렬을 했는데, 희생자의 일터가 이제 용역사무실로 사용되는 곳에서는 잠시 멈춰 서서 고인을 추모하고 현실의 모순을 실감했다.

한편 박순희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연합 대표는 "아직도 추운 겨울인 용산참사 현장에 따뜻한 봄이 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꽃을 한송이 씩 준비해 매일미사에 참석해 달라.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매일 미사에 참여할수 있도록 알려달라"라고 부탁했다.

[두현진-배은주  기자]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