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이단 규정, "비그리스도교적 행위 했다"

▲ 프란치스코 교황이 발도파의 목사 에우제니오 베르나르디니를 발도파 교회에서 포옹하고 있다.(사진 출처 - CNA)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전에 가톨릭교회가 이단으로 보고 박해했던 발도파 그리스도인들에게 사죄하고 용서를 청했다.

그는 가톨릭교회가 이들에 대해 “비그리스도교적이고 때로는 비인간적 태도와 행위”를 했다며 이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용서해 주기를 청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으로서는 처음으로 6월 22일 이탈리아 토리노에 있는 발도파 교회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과거에 우리들 관계를 되돌아보면 우리는 신앙의 이름으로 저지른 폭력과 갈등을 보면서 슬퍼할 수밖에 없다. 우리 모두는 죄인임을 인식할 수 있고 서로가 어떻게 용서해야 할지 알 수 있는 은총을 주시도록 주님께 청해야만 한다”고 했다.

발도파(왈도파)는 12세기 후반에 프랑스의 리옹에 살던 부자인 베드로 발도가 성경의 복음적 가난을 따라 자신의 재산을 모두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 주며 시작된 일종의 복음주의 교회개혁운동이다. 당시 교회는 제3차 라테라노공의회(1179)에서 이들의 청빈 서원은 인정했으나 평신도가 사제의 초청 없이 설교하는 것을 금지했으며, 결국 1184년에 베로나 시노드에서 이단으로 규정됐다. 그 뒤 17세기까지 많은 발도파 신자가 처형됐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운동이었던 성 프란치스코(1181/82-1226)는 교회의 인준을 받은 반면, 발도파는 가톨릭의 탄압을 받고 종교개혁 뒤로는 일부가 개신교에 합류하면서 크게 약해졌다. 지금은 이탈리아의 피에몬테 주를 중심으로 수만 명의 신자가 남아 있다. 토리노는 피에몬테 주의 주도다.

교황은 그간 가톨릭교회와 발도파 사이에 진행된 교회일치 대화가 공통의 뿌리를 많이 확인했다고 높이 평가하고 앞으로도 이 대화를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일치(unity)란 획일성(uniformity)과 같은 것이 아니며 성령의 열매라고 지적했다.

이날 만남이 끝날 때, 발도파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16세기에 처음으로 프랑스어로 번역된 성경 한 권을 선물로 줬다.

토리노는 이탈리아계 아르헨티나인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아버지와 조부모가 살던 곳이기도 하다. 그는 이날 토리노 방문을 두고 "고향 방문"같다고 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