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톨릭언론인 협의회, ‘가톨릭포럼’

18일 오후 ‘세월호참사 1년, 한국 사회 길을 묻는다’라는 주제로 가톨릭포럼이 열렸다.

행사를 주관한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 이상요 회장은 아직도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교회와 언론이 지금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에 질문을 제기하고, 답변을 찾고자 한다”고 포럼의 취지를 설명했다. 천주교 주교회의와 서울대교구 매스컴위원회가 행사를 주최했으며, 100여 명이 참석했다.

▲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제15회 가톨릭포럼이 열렸다. ⓒ배선영 기자

서울디지털대교 교양학과 김문태 교수는 참담한 현실에서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자신의 처지와 직분에 ‘답게’살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 자신, 가정공동체, 신앙공동체, 사회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답게’ 살기” 위한 실천덕목을 제시했다. 그중 신앙공동체의 답게 살기 실천덕목으로 “신앙인답게 오늘 주어진 삶을 감사하는가?”, “신앙인답게 가난하고 소외되고 병든 사람들과 함께 하는가?”를 보여 주며 평신도가 “이웃과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고자 하는 이타적 포용심을 지닐 때 지금여기에 하느님 나라가 실현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답게 살겠습니다’ 캠페인 천도교 대표인 임형진 교수(경희대 정치학과)는 한국사회가 나아갈 길을 고민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광화문에 있는 이들이 하루 빨리 가정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발제를 맡은 <가톨릭프레스> 김근수 편집장은 세월호참사에 대한 한국천주교회의 대응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각 교구 주보에서 그리고 사제들이 강론과 교육에서 세월호참사에 대해 신자들에게 얼마나 자주 정확하게 알려 주었는지, 가톨릭언론인 중에서 기레기라는 말을 들어 마땅한 사람은 없는지 물었다.

그는 평신도 교육에도 문제가 있다며 사회교리와 성서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아 엉터리 신자가 성당에 가득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책임이 큰 주교들부터 앞장서고, 신자들은 사회교리와 성서공부를 더 하라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유가족 정혜숙 씨도 교회의 연대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처럼 아픈 이들 곁에 자주 행하는 주교도, 단식하는 사제들 곁을 지켜주거나 연대로 이어지는 대안을 준비하는 주교도 없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연대하는 이들만 연대한다며 평신도와 주교 눈치만 보는 사제를 비판했다. 그는 괴롭더라도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공감할 것이라며 안전한 사회로의 노력을 당부했다.

JTBC 보도국 김상우 부국장은 세월호 참사 보도과정에서 느낀 것과 앞으로 언론이 나아갈 방향을 나눴다. 그는 세월호참사를 보도하며 현장에서 본 것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며, 앞으로는 건조하고 신속한 기사뿐 아니라 독자들이 공감하고 아픔을 어루만질 수 있는 기사, 기사의 균형도 중요하지만 힘없고 어려운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기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남대 심리학과 최호선 교수는 세월호 유가족의 치유에 대해 진상규명이 이뤄지고 안전한 사회가 되는 외적 치유와 희생당한 가족이 자신의 삶에서 어떤 의미인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내적 성찰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아직 이런 치유는 멀게 느껴져 치유라는 말을 꺼내는 마음이 무겁다고 털어놨다.

발제와 토론이 끝나고 청중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실종자 조은화 양의 유가족 이금희 씨는 배를 인양하고, 아이를 돌려달라고 울부짖었다. 또한 작년 7월부터 광화문에서 진상규명을 받는 등 봉사를 하고 있는 한 청중은 “국가가 없다”며, 세월호 때도 그랬듯이 메르스 사태에서도 “대통령이 부재하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시행령 개정에 대한 서명을 다시 받고 있다고 참여해 주길 당부했다.

서울대교구 명동성당의 한 신자는 앞자리에서 발표를 들은 서울대교구 홍보국장 허영엽 신부의 느낌이 궁금하다며 마이크를 건넸다. 허 신부는 모두가 예외없이 여기에서(세월호참사) 자유롭지 않다며, 어떤 사람에게는 불편하고 슬픔을 되새기는 일이지만 다시 한번 새로운 의미를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염수정 추기경은 격려사에서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을 강조하면서 메스트 사태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메스르 발생 초기에 어떻게 할지 몰라 우왕좌왕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면서, 초반에 사태수습을 못한 것이 세월호참사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든 책임을 국가에만 돌릴 수 없다”며 시민들의 예방의식과 안전 수칙을 잘 지키길 당부했다.

‘가톨릭포럼’은 해마다 열리며 올해로 15회째다. 그동안 남북화해, 학교 교육을 살리는 방안, 사회통합을 위한 언론의 역할, 공직자 윤리, 다인종 다문화 사회, 자살, 빈곤, 공영언론의 독립 등의 문제를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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