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병원장들 기자간담회에서 의견 밝혀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이 6월 12일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가톨릭 병원장들은 ‘병원에 오면 메르스에 감염된다는 생각은 사실과 맞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기자간담회는 ‘메르스로 고통받는 모든 이를 위한 합동미사’가 끝난 뒤 병원 4층 강당에서 법인 상임이사 박신언 몬시뇰과 보건정책실장 이경상 신부, 법인 산하 8개 부속병원 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이 6월 12일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법인 산하 8개 부속병원 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강한 기자

이 자리에서 강무일 가톨릭 중앙의료원장은 메르스와 관련된 현재 상황에 대해 “우리 (사회가) 간과하고 있는 것은 오셔야 할 환자들이 너무 안 오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에 가면 메르스에 감염된다는 인식 때문에 수술이나 진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병원에 오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이러한 국민의 걱정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송석환 여의도 성모병원장은 “너무 정확히 말씀드리면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 등을 돌리는 것 같아 두렵다”면서도 “메르스가 반드시 병원 내에서만 감염된다고 판단하는 것은 수정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 원장은 “비행기 내에서도 감염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하면 현재 질병관리본부에서 말하는 것과 상반되고 한편으로는 우리 국민들에게 위협적인 말이 될 수 있는데, ‘가족 내 감염’이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이어 송 원장은 “병원 응급실에 다른 병을 앓고 있는 신체 상태가 좋지 않은 이들이 많이 계시기에 (메르스가) 병원 내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은 사실인데, 3000여 명의 가택격리자가 집에서 가족에게 전파시킬 수 있음을 생각하면 가택격리자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의견은 6월 9일 송 원장이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를 비판하며 내놓은 여의도 성모병원 입장과 같은 맥락이다. 이 입장문에서 송 원장은 6월 9일 오전 6시 40분에 배포된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 보도참고자료에 88번 메르스 환자가 5월 28일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확진된 6번 환자와 동일 병실에 체류해 발병한 것처럼 기재된 것에 대해 유감을 밝혔다. 송 원장은 88번 환자가 6번 환자의 ‘사위’이므로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접촉했을 수 있지만, “역학관계상 본 병원에서 접촉한 시간보다는 자택이나 이전 병원에서 간호하면서 접촉한 시간이 훨씬 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메르스에 대해 일상생활에서 개인위생 등 기본적 감염 예방 수칙을 잘 지키는 게 우선이라면서, 지나친 불안과 공포감 조성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많이 나왔다.

강무일 원장은 “건강하신 분들은 괜찮다. 안전수칙을 잘 지키면 문제없다”면서 “중요한 것은 같이 힘을 합쳐 난관을 극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상임이사 박신언 몬시뇰은 기자들에게 “메르스와 관련된 불신이나 국민의 의혹을 아름다운 마음으로 잘 정리해서 매듭지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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