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 대통령방한 이틀 뒤

지난 3월에 제18회 지학순정의평화상을 받았던 우즈베키스탄 인권연합의 인권활동가 엘레나 우르레바가 5월 31일 우즈베키스탄 경찰에 체포돼 가혹행위를 당했다. 우즈베키스탄의 카리모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고 귀국한 이틀 뒤다.

▲ 이들은 한국정부와 기업에 우즈베키스탄 면화산업에 강제노동이 동원되는 현실에 목소리를 내라고 요구했다. ⓒ배선영 기자
이와 함께 한국 정부와 기업이 우즈베키스탄의 강제 아동노동으로 만든 면화로 이익을 얻고 있어 비난을 받고 있다. 한국 조폐공사는 우즈베키스탄 면화로 지폐를 만들고 있다.

공익법센터 어필, 지학순정의평화기금 등 18개 인권, 시민단체는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우즈베키스탄 면화산업에 아동과 성인이 강제노동에 동원된 사실을 국제사회에 알린 엘레나 우르레바가 경찰에게 심문, 구타, 성적 모욕을 당했다고 발표했다.

이 시민단체들에 따르면, 지난 5월 31일 우르레바는 타슈켄트 지방 치네즈 근처 면화밭에서 강제노동된 교사와 의사들의 사진을 찍고 인터뷰를 하는 중에 경찰에 체포됐다. 이들은 우즈베키스탄 경찰이 18시간 동안 그를 심문하며 그 과정에서 머리를 때렸으며, 의사들은 그가 데이터 칩을 숨기고 있다고 의심해 그가 하혈할 때까지 질과 항문을 검사하고 엑스레이를 찍었다고 밝혔다. 또한 경찰은 그의 나체 사진을 찍었고, 카메라, 공책, 국제노동기구 조약에 대한 정보가 적힌 종이를 가져갔다.

이들은 우즈베키스탄 대사관이 있는 외교센터 앞에서 우즈베키스탄 정부에 면화 산업에서 강제노동 동원을 중단하고, 가혹행위에 책임이 있는 정부 관료들을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공익법센터 어필의 김종철 변호사는 우르레바가 목화밭에서 일어나는 강제노동을 오랫동안 모니터링하고, 국제사회에 알렸기 때문에 이같은 탄압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전 세계 목화(면화) 수출 5위 안에 드는 나라로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아동을 포함해 자국민 100만 명 이상을 목화재배에 강제 동원해 연간 최소 10억 달러(약 1조 원)를 벌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변호사는 “강제노동이 유지되는 한 투자와 경제적 지원을 하지 않고, 투자가 인권침해에 연루되지 않도록 감시 체계를 갖추는 것이 국제적인 흐름인데, 한국정부와 기업은 이와 반대”라고 지적했다.

▲ 9일 시민단체들이 지학순정의평화상을 받은 우즈베키스탄 인권활동가 엘레나 우르레바에 대한 인권탄압을 중지하라고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배선영 기자

카리모프 대통령은 지난 5월 27일부터 29일까지 한국에 와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고, 우리나라 기업이 61조 규모의 사업에 참여하기로 협력했다. 카리모프 대통령은 1990년부터 대통령을 맡고 있으며, 3월 29일 4선에 성공했다.

이들은 “한국정부가 우즈베키스탄에 공기업인 조폐공사의 현지 합작법인을 설립해 강제노동으로 수확한 면화를 사용하고 있으며, 한국기업인 대우인터내셔널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최대 규모의 면화 처리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며 한국정부와 기업에 강제노동에 대해 침묵하지 말고, 면화 산업에서 강제노동과 인권활동가에 대한 탄압이 중지될 때까지 우즈벡산 면화 수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1996년부터 우즈베키스탄에서 최대 규모의 면화 가공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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