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시성도 될 듯

오스카르 로메로 대주교가 5월 23일 엘살바도르에서 시복됐다.

시복식에는 25만 명의 엘살바도르인을 비롯해 이웃나라인 파나마와 에콰도르 대통령, 그리고 20여 개 나라의 대표단이 참석했다. 시복미사는 교황특사인 안젤로 아마토 추기경이 집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산살바도르 대주교에게 보낸 서한에서 엘살바도르인들에게 “진정한 국민 화해”를 촉구하며, 로메로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헌신했다고 기렸다. 엘살바도르는 1980-92년 사이에 정부군과 좌익 반군 사이에 내전을 겪었다.

▲ 5월 23일 엘살바도르에서 로메로 대주교 시복미사에 참석한 사람들 (사진 출처 = CNS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리에게 가장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들을 도울 의무가 있다는 것을 되새겨주는 리더십을 보여줘서 감사한다. 특히 오스카르 로메로를 복자로 시복하기로 결정했다”고 환영했다.

로메로 대주교는 산살바도르 대주교(1977-80)였으며, 당시 엘살바도르를 지배하던 군부독재 정권의 인권탄압에 항의하다 1980년 3월 24일 미사 중에 한 우익 암살자의 총에 맞아 죽었다. 그 뒤 남미 전역은 물론 미국 등에서도 로메로는 이미 성인으로 추앙받았으나 교황청에서는 그의 시성 절차를 진행시키지 않고 거의 내던져두다시피 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에 선출되자마자 그의 시성 작업을 재개했으며, 이번 시복에 이어 시성 절차도 곧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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