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혼인 국민투표 통과

▲ 지난 5월 22일 동성혼인의 허용 여부를 묻는 아일랜드 국민투표 결과를 나타낸 지도. 녹색이 진할수록 찬성표가 많은 지역이다. (사진 출처 = en.wikipedia.org)
오랫동안 독실한 가톨릭국가였던 아일랜드가 5월 22일 국민투표에서 동성혼인을 허용했다.

찬성 62퍼센트, 반대 38퍼센트였으며, 주로 젊은 층의 찬성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아일랜드는 22년 전에 동성애를 비범죄화했으며, 2010년에는 동성 간의 준결혼 상태인 동성결합을 인정했다.

이에 대해 유명인사인 팬티 블리스는 “아일랜드가 상당히 오래 전에 이미 변해 있었다는 것을 이번에 확인한 것”이라며 “아일랜드는 이제 더 이상 가톨릭교회가 통치하는 나라가 아니다”는 메시지를 세계에 전한 것이라고 봤다.

아일랜드 출신으로 교황청 신앙교리성에서 일하는 존 케네디 몬시뇰도 “가톨릭교회가 신앙을 전하는 깊이에 대해 전면 성찰할 때”라며, 찬반 운동과 상관없이 “유권자들은 오래 전에 마음을 굳혔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블린 대교구의 다이어무이드 마틴 대주교는 <RTE News>에 “교회가 전면적으로 현실 점검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젊은이들로부터 완전히 동떨어진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번 투표결과는 한 방향으로 압도적이었다며, 자신은 동성애자들이 이번에 동성혼인 승인을 “자신들이 사는 방식을 더 풍요롭게 하는 무언가로 느낀다”는 점을 잘 인식한다고 했다.

그는 이번 투표가 “사회 혁명”이라고 본다면서 이 혁명은 오래 전부터 진행되어 왔지만 교회 사람들은 이것이 무슨 뜻인지를 명확히 이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국민투표가 젊은 층의 가치관을 인정한 것이라면, 교회는 이 (동성혼인) 문제만이 아니라 모든 문제에서 젊은이들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고 대화할 수 있는 언어를 찾아야 하는 엄청난 과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 아주 분명하다.”

“동성결합”을 넘어선 “동성혼인”을 인정한 나라는 거의 서유럽과 남미 국가들이다. 의회 표결이나 법원 판결이 아닌 국민투표를 통해 동성혼인을 인정한 것은 아일랜드가 처음이며, 그만큼 동성혼인에 대한 지지세가 강했다는 뜻이다.

아일랜드는 가톨릭교회의 정치적 영향력이 무척 강한 나라로 유명했다. 2011년에도 아일랜드 국민의 84.2퍼센트가 가톨릭신자였지만, 지난 수십 년간 가톨릭 성직자들의 성추문이 이어지면서 가톨릭교회의 권위는 크게 떨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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