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한상봉

성령님의 묵시

- 박춘식

열까 말까

손잡이는 침묵한다

로마의 백인대장이 눈에 선하다

손바닥을 보며, 빵을

모셔야 하나 미루어야 하나

그때 바람이 스치며 일러주신다


저 같은 폐품도

하느님의 것이라는 진리를

보여드려야 하는 마음으로-

묵묵한 걸음이 하늘을 올려 본다

<출처> 나모 박춘식 미발표 시 (2015년 5월 25일 월요일)

영성체를 하는 자세가 습관처럼 굳어지면, 신앙도 그저 그렇게 습관화되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 가지 진리를 염두에 두시면 좋을 듯합니다. 하늘나라 가기 전 이승에서 하느님이 인간에게 완벽함을 요구하지 않고, 많이많이 모자라지만 무조건 믿고 기대면서 매달리기를 원하신다는 진리, 이것을 예수님께서 요구하신다고 믿고 싶습니다.
 

 
 

나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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