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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귀 천[일상에서 호흡처럼, 이 노래처럼]
김성민  |  editor@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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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22  15:5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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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언니 수녀님께서 하느님 품으로 귀천하셨다. 평소에 앓던 질환으로 이 세상의 소풍을 끝내셨다. 언니 수녀님을 하느님 품으로 보내드리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요즘은 다른 성가로 노래를 할 때도 있지만, 장례미사가 있을 때마다 우리 수녀원에서는 영성체 후에,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라는 시를 노래로,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가시는 분들을 위해 기도했었다.

노래를 부를 때마다 결국 우리의 삶은 하늘로 돌아가서 영원한 천상의 본향에 가기까지의 소풍길이라는 내용이 우리 모두의 마음을 적셨다. 이 진리의 말만 잘 익히고 묵상한다면 잠시 머물다 갈 세상에서 서로 아등바등하며 살 이유가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인간이기에 여러 상황 속에서 그 상황이 모든 것인 양 받아들이는 데서부터 우리의 탐욕과 이기심과 배려가 사라져버리게 되는 것 같다. 마치 이 세상이 영원할 것 같은 착각 속에 빠지게 되는 것 같다.

이 부활시기에 우리는 예수님의 부활과 더불어 승천하심을 묵상하고, 성령을 기다린다. 그리고 11월 위령성월이 돌아오면 죽은 이를 위해 기도하며, 나 또한 죽음을 통해 하느님께로 가야 할 존재임을 깨닫는다.

   
사진 출처 = pixabay.com

우리 창립자 성인께서는 우리에게 ‘착한 죽음’이라는 좋은 시간을 마련해 주셨다. 죽음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월피정 때 우리는 이 ‘착한 죽음’을 준비한다. ‘착한 죽음’ 기도 중에는 우리 중에 먼저 세상을 떠날 자매를 위한 기도도 포함되어 있다.

쭉 둘러앉아 이 기도를 바칠 때면 그 죽음의 순서가 혹시 나부터는 아닐까 생각할 때가 있다. 죽음은 나이 순으로 학력 순으로, 부유함의 크기 순으로 짜여 있지 않음을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죽음은 어느 누구에게나 예외가 없다. 내 죽음의 순간에,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바로 그 순간에, 나도 편안하게 하느님 품에 안기고 싶다.

이 세상의 소풍을 끝내고 설레는 마음으로 몸과 마음의 목욕을 하고, 그분을 만나러 가고 싶다.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분, 그분 옆에서 그분을 관상하고 싶다. 내 부족한 모든 것을 아시는 그분 앞에서, 포장 없이 과장 없이 있는 그대로 나의 모습으로 안기고 싶다. 그분을 관상하는 기쁨 속에 머물고 싶다.

귀 천

-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김성민 수녀 (젤뜨루다)
살레시오회 수녀이며 청소년들을 위해 일하고 기도하는 사람이다. 동화로 아이들에게 사랑을 이야기해 주고 싶은 꿈이 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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