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외 직원들, "왜곡된 시선 상처...정상화 위해 최선 다할 것"

‘마인드프리즘’이 폐업을 일단 철회하고 회사 정상화를 위한 협의기구를 운영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김형욱 현 대표를 비롯한 노동조합 외 직원 주주들 10명이 입장을 밝혔다.

5월 21일 오전 노동조합 외 직원 주주들은 이날 열리기로 한 1차 ‘정상화위원회’를 앞두고 그동안 겪었던 갈등과 제기된 의혹 그리고 정상화위원회 구성 합의와 참여에 대한 입장을 설명했다.

이들은 우선, 마인드프리즘의 구조조정과 폐업으로 인한 갈등을 내부적으로 풀기 위해서 다방면으로 노력했지만 외부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아, “배후세력을 두고 위장폐업에 동조하는 가해자, 삶의 터전을 버리고 ‘스스로 해고하는 괴물’이 되어 있었다”며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정상화위원회 구성에 합의하고 참여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회사가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려 온 것은 사실이며, 회사가 회생할 희망이 없다고 판단해 폐업 절차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면서, “지금이라도 함께 논의하고 대안과 비전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을 회사를 살리고 일터를 찾을 희망이라고 생각해 동참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폐업은 온전히 철회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며, 결과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면서도, “정상화위원회를 통해 우리 일터를 되살리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각 분야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현 상황을 회복할 수 있는 실질적 타개책을 강구하는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 폐업 철회를 위한 농성이 진행되던 중에도 사무실에서는 노조 외 직원들의 폐업 절차를 위한 업무가 진행됐다. 노조 외 직원들은 이에 대해 "회사는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었으며, 폐업 수순을 따를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이들은 마인드프리즘 현 사태의 원인에 대해서, 노조, 비노조 구분 없이 모든 상황을 똑같이 공유했지만, 그것을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체감과 입장의 차이가 있었다며 전반적인 소통 문제를 지적했다. 또 경영자들의 어려움을 이해하지만, 직원들이 내부 갈등과 경영위기라는 사태를 감당하고 해결하기 위한 부담과 책임을 지나치게 졌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마인드프리즘 직원들이 올해 초 정혜신 전 대표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현 상황까지 온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컨트럴타워’가 없어서다. 회사 운영상 문제를 조율하고 책임지는 주체가 없었다는 것이다.

직원들이 주식을 배분 받아 직원 주주가 됐지만, 이는 직원들에게 배당만큼의 권한을 받는 것과 동시에 책임도 분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가 3번 바뀌었지만 분명한 권한을 가진 사람이 없는 가운데, 오히려 갈등을 감당하고 책임져야 할 몫은 직원들에게 돌아갔다. 노조 측이 “진짜 사장이 나서라”고 요구한 것도 ‘배후 세력’이라기 보다는 ‘책임있는 경영자’였던 셈이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갈등을 빚은 것은 2015년 2월 16일, 정혜신 전 대표가 사태 해결을 위한 중재에 나서 ‘전 직원이 합의한 회생안 제출’을 조건으로 김범수 의장에게 자금 지원 요청을 하겠다고 했던 직후다. 당시 또 다른 조건은 박인정, 김창성 두 대표의 사임과 전직원 주식 균등 배분(직원 주주)이었다.

직원들은 이에 따라 회생안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제출하기 직전 근로계약서 내용이 문제가 됐다. 이미 계약직 계약 만료와 구조조정을 겪은 노조 측은 정규 근무 형태 외 근무 형태에 대한 보장을 위해 ‘시간 선택제 정규직’이 명시된 근로계약서를 제시했다. 그러나 비노조 직원들은 이를 받아들이고 결정할 권한이 없다고 판단해 이를 거부할 수 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서로 함께 할 수 없다고 판단할 만큼 상처를 받았다.

노조 외 직원들은 또 “일방적 분사 주장”에 대한 시선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들은 “노조와 비노조 직원 간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신뢰도가 떨어져 동력이 상실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따로 또 같이’ 살기 위해서는 분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하면서, “분사에 대해서도 비노조 직원조차 모두 같은 입장은 아니었으며, 노조 측의 동의 없이는 분사하지 않겠다고 결정했었다. 본의 아니게 서로 상처를 주고 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마음 아프다”고 토로했다.

노조 외 직원들은 여전히 갈등은 남아 있고, 10명 중에서도 각자 입장이 모두 다른 상황이라면서, “다만 입사할 때와 같은 마음으로 마인드프리즘의 일원으로서 정상화에 사력을 다하겠다. 각자의 상처는 잠시 잊고 전 직원이 합심해 정상화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에는 첫 정상화위원회가 열렸다. 정상화위원회에는 노조외 직원 4명, 노조원 2명과 노조 상부단체인 보건의료노조 2명 등이 참석한다. 이들은 오는 6월 15일까지로 협의 기간을 한정하고 매주 1회씩 만나 입장을 확인하고 회사 정상화를 위한 대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첫 정상화위원회를 마친 뒤, 노조 직원 측 노미선 씨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서로의 입장 차이가 크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현재로서는 각각의 입장에 반박할 시기는 아니”라며, “이제 정상화를 위한 만남이 시작된 만큼 어떻게 하면 서로 상처를 인정하고 살피면서 함께 비전을 찾을 것인지에 집중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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