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구현 전국사제단, 단식 기도회 시작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세월호참사 진실규명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단식기도에 나섰다.

5.18 광주민중항쟁 35주년을 맞이하는 5월 18일 오후 3시 팽목항에서 봉헌된 단식기도 시작 미사에는 각 교구와 수도회 사제와 수도자, 신자 60여 명이 참여했다.

▲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이 18일부터 27일까지 단식기도에 나선다. ⓒ정현진 기자

“오늘부터 열흘 동안 이어지는 단식기도회는 무엇보다 광복 70년, 광주민중항쟁 35년의 의미를 묻고 답하는 자리다. 독립군들은 어떤 나라를 세우기 위해 일본 제국주의와 싸웠으며, 시민군들은 어떤 민주주의를 위해 군부독재에 맞서 피를 흘렸던가? 괴로우나 즐거우나 사랑해야 할 그 나라,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켰다가 자식들에게 물려줄 그 민주주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사제단은 성명서를 통해 광주민중항쟁과 세월호참사가 다르지 않으며, 35년 전 광주가 보여 준 공공성의 자각, 배려, 공동체적 헌신, 저항 정신, 부활의 씨앗을 마련하는 밀알 정신을 다시 되살려, 세월호참사의 진실 규명과 민주주의 회복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사제단은 세월호 침몰 당시 해경의 비정한 처신에서 국가폭력의 잔영을 보았으며, 참사의 뿌리는 바로 정부의 부패와 무능, 무사안일이라는 사실을 명백하게 확인했다면서, “대한민국은 35년 전의 봄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오히려 국가와 자본의 동맹 아래에서 전답을 빼앗겨도, 해고와 차별을 당해도 그저 묵묵히 인내해야 하는 오늘의 형편이 더 위험하고 불행하다”고 현실을 진단했다.

사제단은

▲ 청주교구 사제단 25명도 18일부터 동조단식에 들어갔다.(사진 제공 = 청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이어 지금은 살아남기 위해 약자끼리 다투고 따질 때가 아니며, 서로 연대하지 않으면 가는 곳마다 광주와 세월호의 참극이 끝없이 반복된다”고 경고했다.

사제단은 미사에 이어 팽목항 현장에서 단식 기도를 이어 간다. 또 각 교구별 사제단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단식기도회’에 나선다. 18일 현재 확인된 교구는 광주, 청주, 수원교구다.

광주대교구는 같은 기간 팽목항에서 단식기도회에 동참한다. 청주교구는 5월 18일부터 23일까지 동조 단식에 참여하며, 매일 오후 7시 가톨릭청소년센터 함제랄드홀에서 미사를 봉헌한다. 안동교구도 5월 19일부터 22일까지 단식기도회를 진행하고 매일 오후 8시 목성동 주교좌성당 교육관에서 미사를 봉헌한다. 수원교구는 6월 1일부터 6일까지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미사와 단식기도회를 이어간다. 동조단식은 다른 교구도 날짜가 정해지는 대로 동참할 예정이다.

▲ 사제단은 35년전 광주민중항쟁의 정신을 되짚어 세월호 참사 진실을 규명하고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단식 기도에 나선다고 밝혔다. ⓒ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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