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주민들과 한국마사회가 용산 화상경마장(장외발매소) 개장을 두고 갈등을 이어 가는 가운데, 마권 발매가 오는 5월 9일 시작될 예정이라는 주장이 나와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대책위원회 등은 5월 7일 서울 원효대교 북단에 있는 주민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사회가 5월 9일에 용산 화상경마도박장을 개장 강행하려는 움직임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5월 9일이 아니라 영원히 용산 화상경마도박장은 개장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마사회가 개장 강행을 시도할 경우 강력하게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성심여고 본관 앞에서 바라본 용산 화상경마장(왼쪽 파란 건물).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대책위'는 "학교 앞, 주택가 화상도박장은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정현진 기자

이에 대해 한국마사회 홍보 담당자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전화 인터뷰에서 “용산 장외발매소가 개장한 것은 1월 22일로 그날 개장식을 했으며, 다만 발매를 아직 개시하지 않은 상태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담당자는 용산 장외발매소의 마권 발매에 대해서는 “관계 부서가 정부 부처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고 아직 확정된 사항이 없어서 저희가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대책위와 마사회가 대화 전제조건으로 약속한 고소 취하가 완전히 되지 않아 양측의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방 대책위 공동대표는 마사회 직원이 개인적으로 대책위 관계자를 고소한 것이 취하되지 않아 대화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밝혔다.

마사회 홍보 담당자는 “한국마사회가 고소한 건은 모두 취하한 게 맞다”면서 “직원 개인 자격으로 고소한 부분에 대해서는 회사 차원에서 조치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보니 그 건이 남아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용산 주민 대책위가 구성되면서 활동을 시작한 것은 2013년 5월 1일로 올해 5월까지 2년째 화상경마장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대책위는 “학교 앞, 주택가, 도심 한복판 화장도박장 개장은 반문명적, 반사회적 범죄행위”라면서, 마사회에 대해 용산 화상경마장 운영을 포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농성장에서 매주 목요일 오후 천주교 미사가 열리는 등 종교계와 대책위의 연대도 계속되고 있다.

임태연 성심여중 교장 수녀도 대책위가 5월 7일 공개한 기고문에서 “저희가 두려운 것은 도박장이 들어오면서 생기는 주변의 무질서한 퇴폐업소들과 취객들의 공포스러운 모습만이 아니다”면서 “저희가 진정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바로 우리 한 명 한 명의 영혼의 손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임 수녀는 “지역의 평범한 서민들을 중독으로 몰아넣은 후 얻어진 거액의 수입이 세금수익이라는 명분 앞에서 합리화되고 용인되는 것을 교육으로 학생들에게 각인시키는 손상”이라며 “지역의 우리 모두가 ‘미래 시민’인 청소년들 앞에서는 교육자들이며 교육적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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