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학살’ 화해 이끈 무하마드 이맘 아지즈에게 특별상

제주4.3평화재단이 김석범 작가(89)와 인도네시아의 무하마드 이맘 아지즈(54)에게 제1회 제주4.3평화상을 줬다.

제주4.3평화상 수상자인 김석범 작가는 재일 조선인으로 4.3에 대한 발언이 금기시되던 1957년에 이 사건을 다룬 소설 “까마귀의 죽음”을 발표했고, 1976년부터 20여 년 동안 대하소설 “화산도”를 통해 사건의 진실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주도 출신인 그는 1988년 40년 만에 제주도를 방문하면서 “비행기 활주로 밑의 억울한 4.3 희생자 유해를 밟으며 제주 땅에 선다는 게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고, 이후 제주도에 올 때마다 제주국제공항의 4.3 희생자 유해를 발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뒤 2007-09년에 제주국제공항 유해 발굴이 이뤄지자 현장을 직접 방문해 희생자의 안식을 기원하기도 했다.

제주4.3평화상 특별상을 받은 무하마드 이맘 아지즈는 인도네시아의 이슬람 단체 나들라툴 울라마(Nahdlatul Ulama, NU) 전국 의장으로, 1965-66년 수하르토의 쿠데타 뒤 군부와 이슬람 단체 등이 공산당원과 동조자 50만여 명(학계 추정)을 학살한 ‘1966년 학살’ 사건의 진상규명과 화해 운동에 앞장서 왔다.

그는 사건을 주도한 수하르토 대통령이 1998년에 물러난 뒤, 2000년 인권단체 ‘샤리캇’(Syarikat)을 만들어 운영했다. 또 그는 학살 사건과 관련이 없으면서도 가해 집단인 나들라툴 울라마에 가입하고, 회원들을 설득해 다양한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화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제1회 제주4.3평화상 시상식은 4월 1일 오후 제주KAL호텔에서 열렸으며, 평화상 수상자에게 5만 달러, 특별상 수상자에게 1만 달러의 상금과 상패를 줬다.

▲ 제주4.3평화상 수상자 김석범 작가(왼쪽), 제주4.3평화상 특별상 수상자 무하마드 이맘 아지즈.(사진 출처 = 제주4.3평화재단 보도자료)

제주4.3평화재단은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처참한 학살 사건인 4.3사건과 관련해 평화 정신을 높이기 위해 이 상을 제정했다면서, 4.3사건 해결에 기여했거나 인류 평화, 인권 신장에 공헌한 국제 인사를 선정해 2년에 한 번 시상하겠다고 밝혔다. 수상자를 뽑는 4.3평화상위원회는 천주교 제주교구장인 강우일 주교가 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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