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세계가 교회 박해 숨기려 해"

파키스탄에서 교회에 대해 폭탄 테러가 벌어진 뒤 애도와 항의의 물결이 그리스도인 사이에 일고 있다.

지난 3월 15일 라호르에서는 가톨릭 성당과 개신교 교회 각기 한 곳이 자살폭탄 공격을 받아 15명이 죽고 70여 명이 다쳤다. 두 사건은 겨우 몇 분 사이에 잇따라 일어났다. 두 교회는 모두 그리스도인이 주로 모여 사는 유하나바드 지역에 있다.

사건 뒤에 파키스탄 탈레반 단체인 “자마툴라흐라르”가 자신들이 범인이라고 나섰다. 경찰에서는 두 교회를 지키던 경관 2명도 죽었다고 발표했다. 사건 후에 항의 시위대는 길을 막고 타이어를 불태우며 당국이 그리스도인 보호에 소홀하다고 항의했다. 파키스탄에서는 가톨릭과 개신교를 포함해 그리스도인 인구가 2퍼센트도 되지 않는다. 군중들은 또한 공격 사건에 관여된 것으로 의심 받은 두 사람을 때려 죽이고 불태웠다.

▲ 지난 3월 15일 주일에 라호르의 두 교회에 대한 폭탄 테러 사건에 항의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ucanews.com

이에 파키스탄 주교들은 신자들에게 평정을 찾고 평화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파키스탄 정부는 희생자 가족 당 50만 루피(약 550만 원), 부상자에게는 각 7만 5000루피(약 80만 원)의 보상금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나와즈 샤리프 총리는 이 사건을 비난하고, “지방 정부들은 대중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하라”고 지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에 공격 당한 두 교회에는 경찰이 파견돼 있었으나, 파키스탄의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공격에 대비한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본당 신자는 사건 당시 경찰 세 명이 파견돼 있었으나 두 명은 근처 가게에서 크리켓 경기를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두 교회에는 경비용 출입문이 따로 만들어져 있어서 이번 사건과 같은 범인들이 교회 건물 자체에 못 들어가도록 막고 있다. 사건이 나도 피해자를 줄이기 위해서다.

파키스탄에서는 2013년 9월에 페샤와르 주에 있는 한 개신교회가 공격 당해 80여 명이 죽고 120여 명이 다친 바 있다. 한편, 사건 당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소식을 듣고 삼종기도 시간에 “우리 형제들이 단지 그리스도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피를 흘리고 있다”고 슬퍼했다. 그는 “세계가 숨기려고 애쓰는 이러한 그리스도인 박해는 끝이 나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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