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대교구 학교 편람 논란

▲ 샐비토어 코딜리언 대주교.(사진 출처 = en.wikipedia.org)
샌프란시스코 대교구가 관할하는 네개의 고등학교의 직원 가운데 80퍼센트가 샐비토어 코딜리언 대주교가 얼마 전, 교직원들을 이 학교들의 교직원 편람에 집어넣겠다고 발표한 것을 취소하고 지금 그대로 둬 달라는 청원서에 서명했다.

이들은 이 청원에서 “최근 제안된 편람 구절들은 우리 학교공동체에 해로우며 불신과 두려움의 환경을 만든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들이 내보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틀간 진행된 서명운동에 참여한 교사와 직원 숫자는 모두 358명이다.

대교구가 내는 신문 <가톨릭 샌프란시스코>는 이 네 학교에는 현재 학생이 3600명이 있으며 정규직과 파트타임직을 합쳐 교직원이 470명가량 있다고 밝혔다. 또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이 청원서가 샌프란시스코 주민감독위원회에서 낭독되었으며, 위원들은 코딜리언 대주교가 교사들과 교직원들의 권리를 존중하라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가톨릭 신자이며 감독위원인 마크 패럴이 이 결의안을 제안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그가 이 회의에 앞서 “코딜리언 대주교의 차별적 조치가 실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 관리들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코딜리언 대주교는 지난 2월 3일 “가톨릭교회의 가르침과 실천에 관한 샌프란시스코 대교구의 고등학교들에 관한 입장”을 발표했고, 그 뒤 여러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 문서는, 학생과 교직원들이 성도덕과 종교생활의 영역을 더 분명하게 하고 강조해야 하며, 가톨릭 가르침과 “가시적으로 어긋나거나, 훼손하거나, 부인하지 않도록 각자의 생활을 가다듬고 행동해야 한다”고 주의를 주고 있다.

대주교는 이날 또한 현재 교섭 중인 교직원 근로계약에 포함되어야 할 새 조항들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모든 피고용인은 “(전례) 봉사자”(minister)로 간주되어야 한다는 것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교사들이 성품을 받은 직무와 비슷한 교회 일을 하는 것으로 보이게 만들 수 있어서 교사들에 대한 법적 보호가 심각하게 약해질 수 있다고 교원노조 간부, 법률 전문가들이 비판하고 나섰다. 그러자 대주교는 “봉사자”라는 단어 사용을 재고할 뜻이 있다고 되풀이해서 밝혔다.

이 문서에는 15가지 “믿고 따른다”는 구절이 있는데, 여기에는 낙태, 동성애 관계, 동성 혼인, 인공 산아조절, “인공 출산기술”, 여성 사제 서품, 포르노, 자위, 인간복제 등에 반대한다는 것이 포함된다. 이 문서가 지나치게 성관련 문제에 초점을 맞췄고, 일부 문장들은 “본질상 악”, “중대한 악” 등과 같이 너무 강한 표현을 쓰고 있다고 많은 이들이 비판했다.

짐 조던 교사는 4일 <NCR>에 “무언가를 두고 중대한 악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그것을 파괴해도 좋다는 말없는 허가를 해 주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아직 “취약한” 시기에 있는 학생들이 이런 단어들에 접하면 상처를 입기 쉽다는 점이 걱정된다고 했다.

한편, 코딜리언 대주교와 대교구 관리들은 문제가 된 구절들이 단지 가톨릭 교리서와 교회 문헌들에서 인용한 것일 뿐이라고 지적하면서도, 2월 24일에는 이 문서를 재검토할 위원회를 네 학교의 신학 교사들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문제와 관련해 2월 3일 결성된 학부모와 학생 단체 “받아들임 가르치기”에서는 3월 16일에 편람과 교사 계약서에 관한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이 자리에는 전 샌프란시스코 가톨릭사회복지회 총장 브라이언 카힐, 전직 종교과목 교사 짐 맥개리, 네바다대 헌법학 교수인 윌리엄 보이드 등이 발표자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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