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지난 3월 1일 <서울주보> 2000호 발행을 맞아 특집호를 펴내고 기념 전시회를 여는 등 축하 분위기를 이어 가고 있다. <서울주보>는 1978년 5월 7일, 가톨릭교회의 홍보주일을 맞아 4쪽 분량으로 처음 냈으며, 지금은 12쪽 분량이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가 만난 서울대교구 신자들에게서도 <서울주보> 2000호 발간을 반기는 목소리가 많았다.

3월 4일 저녁 서울 명동대성당을 방문한 김영숙 씨(베르나데트)는 매 주일 <서울주보> 1-3면을 잘라 수집할 정도로 열성 독자다. 김 씨는 “주보를 매우 기다리고 잘 활용하며 소중하게 여긴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흥미 위주가 아닌, 신자들의 의견을 잘 들어서 영적으로 풍부하고 교리나 영성 면에서 충실한 주보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명동대성당 앞에서 만난 오철호 씨(스테파노)도 “<서울주보>가 세련되게 나오니 정말 좋다”며 “더 이상 바랄 것은 없다. 지금도 잘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교구 신자는 아니지만 서울에 살며 성당에 다니는 김현욱 씨(야고보)는 3월 5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전화 인터뷰에서 “(미사 안내가 있는) 주보 1쪽과 마지막 쪽의 본당 소식만 많이 활용하고, 특별한 주간에 교황님 말씀 등이 있는 경우 읽어 본다”고 말했다. 김 씨는 “주기적으로 실리는 글이나 교구 소식은 잘 안 보게 되는 것 같다”며 “내가 관심이 없기도 하고 실리는 글에 간증(신앙고백) 형식의 글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불편하다”고 했다.

서울대교구 홍보국은 명동대성당 지하 공간에 있는 ‘갤러리 1898’에서 서울 주보 2000호 기념 전시회를 3월 5일부터 16일까지 연다.

▲ 3월 4일 서울 명동 '갤러리 1898'에서 열린 서울주보 2000호 기념 전시회에 참석한 염수정 추기경 등 서울대교구 사제들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강한 기자

4일 오후 열린 개관식에 참석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서울주보>는 창간부터 현재까지 놀라운 발전을 거듭했다”면서 “발행 부수가 24만 부가 됐으며, 독자들의 열독률도 다른 교회 간행물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특별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주보가 교구 신자들의 소통뿐 아니라 말씀의 교육과 영성적 발전에 크게 기여하리라고 기대한다”며 투고와 재능기부를 요청했다.

또 염 추기경은 “1970년대 유신정권이나 이런 때는 다른 데서 못 읽는 것들이 주보에 있었기 때문에 인기가 높았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앞서 서울대교구는 2월 27일자 보도자료에서 “군부 독재 시절 언론 통제가 이어지던 때, 자유와 정의를 강조하던 고 김수환 추기경의 강론 전문을 주보에 게재해 어두운 현실에 진리의 빛을 전하는 창구 역할을 했다”며, 1987년 2월 1일자 주보에 김 추기경의 ‘박종철 군 추모 및 고문 추방을 위한 인권회복 미사’ 강론이 실린 것을 예로 들었다.

서울대교구 홍보국은 <서울주보> 2000호 발행을 맞아 몇 가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서울주보>를 확장한 특별판 ‘가톨릭서울’을 2월 22일부터 내놓기 시작했으며, 홍보국 차원에서 세계교회, 교구, 본당 소식을 전하는 인터넷 뉴스 페이지(newsseoul.catholic.or.kr)를 만들었다. 2015년부터는 매월 둘째 주 주보에 ‘본당 소식’ 코너를 두고 신자들이 직접 쓴 본당 이야기를 싣고 있다.

현재 군종교구를 포함한 한국 천주교 모든 교구에서 독자적인 주보를 펴 내고 있다. <서울주보>에 이어 지난 3월 1일 대구대교구의 <대구주보>는 1933호를, 광주대교구 주보 <빛고을>은 1836호를 발행했다.

▲ 1978년부터 다양한 모습으로 변해 온 <서울주보>. (사진 제공 = 서울대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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