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전쯤 여섯 번째 배를 폐선하고 집에만 계시는
뒷집 대인호 할아버지 할머니는 60년이 넘게 바다에서 일을 하셨다.
평생 바다에서 일 하시다 집에만 계시려니 오죽 답답하셨을까.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식사도 잘 안하신다며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셨다.
할아버지는 개를 한 마리 데려다 키우기도 하고 동네에 날아다니는
비둘기들 모이도 주시면서 적적함을 달래려 하셨지만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얼마 전 할머니의 빨래줄에는 할아버지 생일상에 올릴 민어가 널렸다.
“할머니는 돈을 주고 생선을 다 샀다”며 그게 참 웃기시단다.
빨래줄에 민어가 걷히고 며칠 뒤 외출복 차림의 할아버지를 뵈었다.
“할아버지 어디가세요.”
겸연쩍게 웃으며 말씀하신다.
“ 어, 경로당”
헐~ 대인호 할아버지가 경로당을, 나는 그게 참 웃겼다.
재빨리 사이 골목을 돌아 할아버지가 지나가시기를 기다렸다.
할아버지의 용기를 축하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류동훈/인천 만석동 기찻길옆 작은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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