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회포럼 첫날 거리행진에 참여한 젊은이들

네 번째 날 오전은 3일간의 pre-forum을 정리하는 하는데 시간을 보냈고, 오후(27일 오후)에는 pre-forum의 거의 모든 참석자들이 세계사회포럼에 참여하였다. 벨렝의 아마존 강 옆의 어느 항구에서 거리행진이 시작되었는데, 그날 행진에만도 60,000여 명의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이 열대의 더위 속에서, 또 1시간의 폭우 속에서도 6km를 걸었다. 그날 나에게 인상적이었던 것은 처음 내가 아마존 강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아마존 강이 의외로 넓다는 사실, 거리행진의 참여자들 중의 많은 사람들이 젊은이라는 사실, 그리고 아마존 지역의 많은 원주민들이 참여했다는 사실, 또 거리행진을 춤추고 노래 부르고 하나의 카니발처럼 진행했다는 사실이었다.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2001년 처음열린 세계사회포럼부터 표어는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인데 이번 포럼이 9번째이다. 첫해부터 포럼은 신자유주의를 반대 했는데 작금의 세계경제위기속에서 이런 표어는 더욱더 사람들에게 호소력 있게 들리는 것 같았다.

28일과 29일에 pre-forum 참석자들은 벨렝의 두개의 대학에서 진행되는 약 2000개의 이벤트 중에서 각자 자기가 원하는 프로그램에 참여 하였다. 세미나, 워크샾, 영화, 공연, 연설, 전시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었는데, 규모가 큰 많은 좋은 프로그램들은 영어 통역 없이 포르투갈어로 진행되었던 점이 아쉬웠다. 영어로 진행된 프로그램들도 꽤 있었는데 어떤 영어 프로그램들은 예고 없이 일찍 끝나거나 취소가 되기도 해서 또 다른 아쉬운 점이 있었다. 이벤트의 주제들은 다양했는데 생태, 환경 등 지속 가능한 삶에 관한 것들이 많았던 것 같고, 이와 관련하여 아마존을 지키는 것과 아마존 지역의 원주민들의 삶을 보호 하는 것과 관련된 이벤트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세계사회포럼 첫날 거리행진에 참여한 아마존 아이

참여하는 단체들도 인도주교회의협의회, 브라질 수녀장상연합회, 가톨릭 까리따스로 부터 각국 NGO, 아마존 지역 원주민위원회, 각종 젊은이들 그룹, 동성애자들 모임까지 다양한 단체들이 참석했다. 아마존 지역 원주민 출신이면서 룰라 정부의 환경부 장관을 지낸 마리나 실바라는 중년 여성과 레오나르드 보프 신학자가 참여하는 생태, 환경에 관한 연설이 진행되는 부스에는 발을 디딜 틈도 없이 사람들이 몰렸다. 그리고 그 분들이 입장했을 때 모든 사람들이 기립하여 박수로서 환영하는 것을 보고서 여전히 보프 신학자의 인기를 절감 할 수 있었다.

예수회에서는 세계사회포럼에 내놓을 2개의 이벤트를 준비하였다. 하나는 pre-forum 의 결과들을 세계사회포럼에 참석한 일반 사람들께 큰 무대에서 선을 보이는 것 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인도에서 온 예수회원들, 평신도들, 이웃종교인들과 아마존 지역원주민들 간의 만남의 장이었다.

1월 30일은 이냐시오의 날로 정했는데, 이날에는 pre-forum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세계사회포럼에 참석하지 않고 다시 따로 모였는데, 예수회 아마존 지부장으로부터 아마존 지역에서의 예수회현황과 활동, 로마 총원의 사회 사도직 위원장인 페르난도 프랭크 신부님의 말씀을 들었다. 또 그 날 참석한 28개국의 120명의 참석자들은 각자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것 후에 35차 총회의 ‘피조물과의 화해’ 부분을 가지고 나눔을 하면서 각자의 지역단위에서, 국가단위에서, 국제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또 아마존 지역과 관련하여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의견도 교환하였다. 그리고 전체 예수회에 보내는 서한도 작성하였다.

세계사회포럼에서 강연하는 흰 수염의 레오나르드 보프

아마존, 지구의 허파

나는 개인적으로 예수회 아마존 지부의 사도직을 예수회 공동 사도직으로 하는 것을 생각 하고 있었는데, 나와 똑 같은 의견을 인도에서 온 예수회원이 표현을 했고, 나중에 전체모임에서 페르난도 프랭크 신부님도 언급하셨다.

사실 브라질에 가기 전 까지 나는 아마존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렇게 실감나게 아마존의 중요성을 생각 하지 못했다. 하지만 pre-forum 과 세계사회포럼에 참석하는 동안 다시 한번 아마존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지구 산소의 20%는 아마존에서 나오기 때문에 아마존이 지구의 허파라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깨달은 것은 우리가 직접 아마존의 산소를 호흡하지는 않지만 단순히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우리가 숨을 5번 쉴 때 한번은 아마존의 산소를 들이킨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지구의 물의 97%가 바닷물인데 그 바다에 유입되는 맑은 물(fresh water)의 26% 가 아마존에서 온다는 사실이다. 단순히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우리가 먹는 생선 4마리 중 한 마리는 아마존 때문에 먹는다는 것이다.

우리 DNA의 구조가 60% 과일파리(fruit fly)와 같고

1월 31일과 2월 1일 폐막일에도 pre-forum 참석자들은 세계사회포럼에 다시 참석하였다. 언론에서는 1월 27일부터 2월1일까지 140여 국가에서 130,000명 정도가 세계사회포럼에 참석했다고 한다. Pre-forum 과 세계사회포럼에 참석한 영국 BBC 환경전문기자였던 한 여성의 말이 지금도 생각난다. ‘우리가 하느님의 모상을 따라 창조 되었다고 말할 때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신중하게 속을 내놓고 우리가 고백할 필요가 있다: 21세기 과학은 인간이 무엇인지 에 관해서 많은 도전적인 것들을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DNA 과학은, 우리 DNA의 구조가 98% 고릴라와 같고, 우리 DNA의 구조가 60% 과일파리(fruit fly)와 같고, 50% 양배추(cabbage)와 같다 는 것을 말해준다.’ 라고 했다. 그녀는 덧붙이길 ‘인간 같은 모든 고등육식동물과 고등포유동물이 내일 지구에서 사라진다면 지구의 다른 생명들은 우리 인간 없이도 약간의 적응을 거친 후 잘 살아 갈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풍뎅이를(beetles) 없앤다면 약 3개월 이내에 지구상의 모든 생명들은 죽는다.’라는 충격적인 말도 했다.

그 전부터 나는 시골에 살면서 자연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곤 했는데, 그 여성의 말이 나의 생각을 잘 정리해서 표현한 것 같아 옮긴다. ‘우리는 모든 다른 생명들과 복잡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자연의 위(above)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한 부분’ 이다 는 사실이다.

세계사회포럼이 열리는 대학에서 찍은 아마존 강

아마존 강이여, 영원히 그리고 모든 사람을 위해서 살아 있기를!

Pre-forum 동안 인도의 한 예수회원이 예수회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아마존 지역으로 보내어 체험을 시키는 것을 제안했다. 괜찮은 생각인 것 같다. 서강대학교 학생들이 캄보디아로 체험을 위해서 가는데, 아마존으로 가지 못할 이유는 없지 않는가? 가서 170여 부족의 약 2천만 아마존 원주민들이 어떻게 아마존에서 살고 아마존을 지키고 있는지, 그리고 벌목업자, 대목장주들, 광산회사들이 어떻게 아마존을 훼손시키고 있는지 체험하는 것도 좋은 교육이 되리라 믿는다.

Pre-forum의 많은 참석자들은 아마존은 남미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고 인류의 공동유산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아마존을 지키는 것은 남미 사람들만의 문제만 아니고 인류의 공동의 문제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벌써 아마존의 12%의 열대우림이 사라졌다고 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다양한 동식물이 살고 있고, 가장 길고(6,762km), 동서(東西)로 3,400 km, 남북(南北)으로 2,000 km 에 걸쳐 있고, 남미 13개 국가 중 9개 나라에 걸쳐서 1,000개 이상의 지류를 가지고 있는 아마존 에 대해서, pre-forum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은 ‘Amazon alive for ever and for all(아마존 강이여, 영원히 그리고 모든 사람을 위해서 살아 있기를!)' 라고 기도했다.

나비효과라는 말이 있다. 우리의 일상의 조그마한 환경오염이 수만리 떨어진 아마존에 사는 원주민들의 삶을 위태롭게 하고 아마존을 훼손시킨다는 생각이 왕복 4일간의 긴 여행에서 얻은 또 하나의 결실이라면 결실이라 할 수 있겠다.

김성환/ 예수회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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