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포토에세이]

▲ 월성핵발전소 1,2호기(왼쪽)와 신월성핵발전소 1,2호기. 신월성핵발전소는 경수로지만, 월성핵발전소 1-4호기는 중수로다. 중수로핵발전소는 사용후 핵연료가 경수로 핵발전소에 비해 5배 더 많이 배출되며, 삼중수소라는 방사성 물질도 30배 이상 발생시킨다. 따라서 월성 1호기는 수명을 연장할 것이 아니라 즉각 폐쇄해야 한다.ⓒ장영식

한국에서 노후 핵발전소의 하나인 월성 1호기는 안전성, 전력수급, 경제성, 주민의 수용성, 국민여론 등 어떤 것도 수명을 연장해서 다시 가동해야 할 이유가 없는 핵발전소다. 한국탈핵의 상징인 월성 1호기는 즉각 폐쇄해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노후핵발전소는 안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핵발전소는 기계이며, 기계의 모든 것은 수명이 있다. 기계가 오래되면 당연히 고장이 자주 날 수밖에 없다. 핵발전소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다. 핵발전소의 작은 고장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고장발생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일본의 후쿠시마 핵발전소도 수명을 연장해서 40년을 가동하다가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을 우리는 배워야 한다.

둘째, 전력공급에 전혀 차질이 없다. 월성 1호기가 생산하는 전력량은 전체 전력수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불과 1퍼센트도 되지 않는다. 현재 2년이 넘게 가동이 중단되어 있지만, 전력공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또한 5년 뒤에는 전력 예비율이 30퍼센트에 육박한다고 하니 더욱 더 문제가 될 것이 없다.

셋째, 월성 1호기의 수명을 연장해도 적자 사업이며 경제성이 없다. 월성 1호기의 수명연장은 경제성에서도 당연히 추진해서는 안 될 사업이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월성 1호기 수명연장은 최대 2269억 원을 손해 보는 사업임이 드러났다. 한국수력원자력도 수명연장을 하든 안 하든 손해를 보는 사업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미국도 노후 핵발전소를 가동하는 것 보다는 폐쇄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낫다고 판단해서 수명이 남아 있는 노후 핵발전소를 폐쇄하고 있는 현실이다.

넷째, 종주국 캐나다도 수명연장을 포기했다. 월성 1호기는 캐나다에서 수입한 중수(중수소와 산소가 결합된 물)로 핵발전소다. 중수로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나라가 채택하지 않고 있으며, 사양길을 걷고 있다. 그리고 월성 1호기와 같은 모델인 캐나다의 젠틸리 2호기 역시 안전성을 담보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의 경제성 문제로 수명연장을 포기했다.

다섯째, 핵발전소는 주민의 건강을 위협한다. 월성 1호기는 중수로 핵발전소라서 삼중수소라는 방사성 물질을 다른 핵발전소보다 30배 이상 다량으로 발생시킨다. 실제 월성핵발전소 인근 주민의 소변에서 삼중수소가 34.1Bq/L(리터당 베크렐)까지 검출되기도 하였다. 최근의 핵발전소 주변 주민들의 갑상선암 공동소송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은 주민들의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 준다.

여섯째, 핵발전소는 미래세대까지 부담을 주는 핵폐기물을 다량으로 발생시킨다. 월성 1호기를 수명 연장하는 문제는 단지 지금 세대만의 문제만이 아니다. 지금도 우리는 처리 불가능한 고준위핵폐기물(사용후 핵연료)을 핵발전소 임시저장고에 포화될 정도로 쌓아 놓고 있지만 처리할 방법이 없다. 월성핵발전소 1-4호기는 중수로 핵발전소라서 경수로 핵발전소에 비해 5배나 많은 사용 후 핵연료가 나온다.

일곱 번째, 주민과 국민이 월성 1호기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월성원전 민간환경감시기구가 조사한 설문조사에서 주민들의 71.2퍼센트가 월성 1호기의 수명연장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여론 조사에서도 노후 핵발전소의 수명연장을 반대하는 답변이 우세한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수명이 끝난 노후 핵발전소를 연장해서 가동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그리고 우리의 미래세대를 위해 월성 1호기의 수명연장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월성 1호기는 안전하지도 않고, 경제적이지도 않은 노후화 된 핵발전소임은 자명하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시한폭탄과도 같은 월성 1호기의 실태를 인정하고, 안전한 삶을 원하는 국민적 요구를 수용해야 할 것이다.

*이 글은 지난 1월22일 환경운동연합의 기자회견문을 참조했음을 밝힌다.
 

장영식 (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