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 사진 출처 = pixabay.com
내 얼굴은

-박춘식


가르치는 얼굴이 아니다

배우는 얼굴도 아니다

너 나 없이

가르치려고 높다랗게 모가지를 세우니

어느 세월에

내 얼굴은

엷은 미소까지 바위 밑에 숨겨둔

덤덤한 얼굴이 되어간다


내 얼굴은

어느 세월에

배우는 모습으로 반짝거릴까


<출처> 나모 박춘식 미발표 시 (2015년 1월 19일 월요일)


지난 해 어느 텔레비전에서 보여준 어떤 추기경의 얼굴을 보고, ‘맞아, 저런 얼굴을 가르치는 얼굴로 표현하면 딱이겠다’라고 생각하면서, 내 얼굴이 가르치는 얼굴이 아니라 배우는 얼굴이 되기를 갈망하기 시작했습니다. 무엇을 보든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배우는 자세를 가진다면 하느님께서도 좋아하시리라 여겼기 때문입니다.

 

 
 

나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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