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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송전’의 꼼수[장영식의 포토에세이]

한전이 예고한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 시험 송전일이었던 2014년 12월 28일 아침부터 밀양시 상동면 고답마을 115번 송전탑 선하지 농성장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오전 9시경부터 송전탑 주변을 둘러싼 할머니 10여 명이 목에 밧줄을 걸고 경찰과 대치하기 시작했고, 그 주변으로 30여 명의 주민들이 둘러싸서 앉은 상태로 경찰과 대치하며 7시간 동안 농성을 이어 갔다.

   
▲ 밀양 765kV 송전선로 선하지 주민들이 115번 송전탑 현장에서 한전의 시험 송전에 반대하며 자신의 목에 밧줄을 감고 저항하고 있는 모습.ⓒ장영식

이날 한전은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로 시험 송전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대구 지역 전력을 북경남 변전소로 끌어와서 다시 신고리 핵발전소로 보내는 ‘거꾸로 송전’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전은 애초 제어케이블 시험성적서 위조 사태로 신고리 핵발전소 3, 4호기 건설의 적기 준공은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전은 2013년 10월 첨예한 갈등의 현장이었던 밀양 구간의 공사를 강행했다. 또한 공사 완료 시점에도 신고리 핵발전소 3, 4호기의 완공이 불가능해지자 신고리 핵발전소 1, 2호기 전력을 당겨 와서 시험 송전을 수송한다고 하였으나, 실제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변전소-핵발전소 역수송’으로 전력 낭비를 자초했다.

   
▲ 밀양 주민이 115번 현장의 송전탑 울타리를 붙잡고 시험 송전을 반대하며 오열하고 있다.ⓒ장영식

이러한 한전의 ‘거꾸로 송전’에 대해 현장에서 농성 중인 주민들은 “전기가 모자란다고 그렇게 난리치더니 이렇게 전력을 낭비해도 되느냐”라고 항의하며 한전 사장의 공식 사과와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실사를 통한 실질적 피해 보전 그리고 노후 원전 폐쇄와 전력수급 계획변경 등 여건 변화 시 송전탑 철거 약속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한전과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대표 간의 첫 대화가 1월 7일(수) 오후 2시부터 4시 30분까지 남밀양성당 소강당에서 있었다. 이 대화에서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이미 전달한 대화의 의제 중에서 주민의 재산과 건강상의 피해에 대한 실사 기구 구성을 통한 실질적 피해 보전을 위한 ‘주민 피해 실사 기구 구성’에 관해 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전 측은 ‘주민 피해 실사 기구 구성’에 대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고, 주민들은 이 기구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등 양측 간의 입장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한전과 밀양 주민들 간의 대화 노력은 이어 가겠다는 의지는 확인하였지만, 이후 대화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은 논의되지 못했다.

지금 현재 밀양 765kV송전선로 선하지 주민 225세대는 한전의 보상을 거부하고 있으며, 고답마을 115번 송전탑 선하지에서의 농성은 계속되고 있다. 

   
▲ 한전의 시험 송전은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의 시험 송전이 아니라 대구 지역 전력을 끌어와서 북경남-신고리 송전선로로의 '거꾸로 송전'이었음이 밝혀졌다.ⓒ장영식
 

장영식 (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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