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길 대주교, "가정은 온갖 형태의 가난 극복 출발점"

천주교 주교회의 가정사목위원회 신임 위원장 조환길 대주교가 가정성화 주간을 맞아 ‘가정과 가난’을 주제로 담화문을 발표했다.

조환길 대주교는 교황청 가정평의회와 국제 카리타스에서 개별 교회가 가정과 가난을 주제로 다뤄 줄 것을 요청한 바대로 “가정을 위협하고 무너뜨리는 온갖 형태의 가난, 즉 경제적, 도덕적, 영성적, 사회적, 문화적 가난 등에 주목해 현대 가정이 직면한 문제를 성찰한다”고 밝혔다.

 가정성화주간 포스터
조 대주교는 우선 ‘가난’에 대해 “가난의 진정한 문제는 인간의 존엄에 어긋나는 사회적, 심리적, 문화적 요인들로 악순환 된다는 것”이라면서, “세상 곳곳에서 인간이란 존재는 사용하다 쓸모가 없어지면 버려지는 소모품으로 취급되고 있으며,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환상에서 출발한 허무한 발전의 최종 희생자가 바로 우리의 가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정’은 단순히 생계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장소가 아니라, 사회와 국가의 기본 단위이며, 한 사회의 정신적, 도덕적 영속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초공동체라면서, “사회화와 사회연대를 위한 장소”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또 사회구조적 ‘가난’과 도덕적, 윤리적 가난은 ‘교회와 사회의 미래인 가정’에 도전이자, 혼인의 신비와 가정의 아름다움을 선포하라는 표징이자 초대라면서, “우리가 받고 있는 도전과 위기를 통해 선교하는 교회, 세상을 향해 끊임없이 나가는 교회, 사회의 변두리로 향하라는 요청”에 부응할 것을 당부했다.

조환길 대주교는 가난한 이들에 대한 무관심과 냉대는 하느님에 대한 무관심과 냉대와 같은 것이며, 세상의 물질주의와 이기주의의 위협을 극복하는 길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면서, “온갖 형태의 가난에 짓눌린 사람들에게 따뜻한 관심을 갖고 가난에 공감하며 동행하자. 가난한 이들이 존엄성을 되찾고 삶의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가정성화 주간’은 매년 마지막 주일에 지내는 성가정축일 주간으로 천주교 주교회의가 2001년 춘계 정기총회에서 결정했다. 올해로 14번째를 맞는 가정성화 주간은 12월 28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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