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7일, 4대 종단 이주, 인권협의회 출범

▲ 4대 종단이 참여한 '이주노동 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가 12월 9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강한 기자

시행 10년을 맞은 ‘고용허가제’의 한계가 분명하다며, 새로운 이주노동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4대 종단 종교인들과 장하나 국회의원실은 12월 9일 국회에서 ‘이주노동 제도의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재산 서울 외국인노동자센터 소장은 “2004년에 정부는 고용허가제를 시행하면서 국내 제조업, 건설업, 농축산업의 부족한 인력 공급, 이주노동자의 인권침해를 개선하고, 불법 체류를 근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면서 “그러나 국내 3D업종에서는 여전히 인력이 부족하고, 인권침해와 임금체불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선택권 제한, 사업장 변경 횟수 제한, 출국만기 보험금(퇴직금)의 출국 후 수령제 등이 고용허가제의 독소 조항이라며, 이를 폐지 또는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윤지영 변호사.ⓒ강한 기자
윤지영 변호사(공익변호사그룹 공감)는 특히 고용허가제법이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변경을 원칙적으로 금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로부터 폭행을 당하거나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도 일자리를 옮길 수 없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 변호사는 장기간의 근로계약이 이주노동자에게 ‘강제노동’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근로계약 기간이 1년을 넘을 수 없도록 조정할 것, 질병이나 상해, 기숙사 환경이 나쁜 경우에 사업장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는  '이주민과 함께' 부설 이주와 인권연구소의 이한숙 소장이 ‘농축산업 이주노동자들의 전반적 인권실태’를, 외국인이주노동자 인권을위한 모임 석원정 대표가 ‘외국인노동자 퇴직금 출국 후 수령제의 문제점’에 대해 발표했다.

한편 정부 측 발표자로 참석한 고용노동부 외국인력담당관실의 마성균 과장은 내국인을 보호해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수준까지 해 줘야 하느냐가 문제라면서 “전세계 어느 나라도 내국인과 외국인을 동등하게 대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또 “사업주가 바라보는 시각과 외국인 근로자나 이 토론회 참석자들이 바라보는 것은 180도 다르다. 중간에 있는 정부와 지방관서 담당자들은 그런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 고용노동부 마성균 과장.ⓒ강한 기자
마 과장은 “퇴직금을 퇴직 후 14일 이내에 지급해야 하느냐는 제도적 쟁점이며, 그 제도를 어떻게 바꾸는가 하는 것은 국회가 하는 것이지만, 실무를 담당하는 입장에서는 지급에 애로 사항이 생겨서는 안 된다”면서, 지급이 제대로 되지 않은 사례가 있으면 알려 달라고 말했다. 이어 “농축산과 관련된 부분(농축산업 이주노동자 인권 문제)은 저희가 농림부와 함께 내년에 좀 더 제도적 개선을 하겠다는 것을 약속 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고용노동부 외국인력담당관실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9월 말 현재 한국에 있는 외국인은 약 162만 명이며, 유학생과 결혼 이민자 등을 뺀 ‘외국 인력’은 73만여 명이다. 이들 중 비전문 인력이 약 48만 명, 불법체류자가 약 19만 명이다.

고용허가제는 내국인을 고용하려 해도 열악한 작업환경과 근로조건 등으로 내국인을 고용할 수 없는 사업장에 외국인 고용을 허가하는 제도다. 2004년 8월 송출 비리와 불법체류 확산 등 ‘산업연수생제도’의 문제와 내국인을 고용하기 어려운 사업장의 인력난 해소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협의회 실무를 맡고 있는 배유미 한국 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국 간사는 이날 토론회를 함께 준비한 ‘4대 종단 이주, 인권 협의회’는 세계 이주민의 날(12월 18일)을 하루 앞둔 12월 17일 공식 발족할 예정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이 협의회에는 천주교 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전국협의회, 불교 마하이주민 지원단체협의회, 한국 기독교교회협의회 이주민소위원회, 원불교 인권위원회가 참여하고 있다.

천주교 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 전국협의회 총무 이상민 신부(의정부교구)는 12월 9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지난 6월 대외 협력 활동을 위해 위원회 산하에 전국협의회가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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