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의 해고자들을 위한 235번째 미사...내년에도 계속 될 것

‘쌍용차 사태의 조속한 해결과 이 땅의 해고노동자들을 미사’가 12월 8일 오후 7시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봉헌됐다.

‘하느님께서 잊지 않으신다’는 말씀을 걸고 이어진 미사는 이번으로 235번째. 2013년 4월 8일부터 11월 18일까지 225일간 진행된 매일 미사가 이어진 것으로, 올해 3월부터 매월 둘째 주 월요일 봉헌해 왔다.

“끝까지 완주하겠습니다. 잊지 말고 함께 기도해주십시오”

▲ 12월 8일 오후 7시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쌍용차 해고자들의 복직과 이땅의 모든 해고자들을 위한 235번째 미사가 봉헌됐다. ⓒ정현진 기자

미사에 참석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득중 지부장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3년째를 맞는 이 미사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우리에게 위로와 위안이 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대한문에서 시작된 미사는 동료들의 이어진 죽음과 도를 넘은 공권력의 탄압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절박하고 절실한 의미였으며, 해고자들이 쉴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었다면서, “미사는 우리가 낙담하거나 힘들어할 때마다 위로를 주고 한 걸음 더 나갈 수 있는 힘을 주는 존재로 자리잡았다”고 감사해 했다.

그는 대법원 판결 이후, 모든 싸움이 마무리된 것으로 이해하는 이들이 많다면서, “이 싸움은 법으로 해결될 것이 아니며, 싸움을 멈추지도 않을 것이다.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약속할 테니, 잊지 않고 함께 기도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해고자를 위한 미사는 쌍용차 해고자들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매번 미사에는 다른 사업장에서 복직을 위해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도 참석한다. 이날 미사에는 복직을 위해 10년 째 싸우고 있는 코오롱 해고자 김혜란 씨가 참석해 “연대의 힘으로 10년의 싸움을 끝낼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김혜란 씨는 구미에서 7년, 과천 본사에서 천막 농성을 한 지 벌써 3년이라면서, 10년을 넘길 수는 없다는 절박한 심정을 밝혔다. 그는 고공농성과 단식, 3보1배 등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 왔는데, 이제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지금까지 투쟁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시민들의 연대와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누군가 손을 잡아 주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절실히 느꼈다”며 기억하고 함께 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강론을 맡은 한만삼 신부(수원교구)는 아프리카 선교 후 2012년에 돌아온 한국은 100년 전과 다름 없었고, 더 야만스러운 사회가 되어있었다는 체험을 고백하면서, “거짓을 말해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뻔뻔함, 부정을 저지르는 권력, 가난한 이들의 권리가 빼앗기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무관심 등은 이 사회가 민주사회가 맞는가에 대한 착각마저 일으켰다”고 말했다.

한 신부는 “힘을 내라는 말조차 잔혹해진 세상이지만, 우리가 기대는 힘은 하느님의 가치와 정의, 선함에서 비롯된다. 하느님께서 우리의 고통을 함께 겪고 힘과 용기, 위로를 주기에 우리는 일어설 수 있다”면서, “이 세상에 그리스도가 있고 그와 함께 하는 우리가 있기에 세상은 더욱 아름다워질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날 미사에 참석한 김정훈(제인) 씨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이 미사를 통해서 우리는 모두 형제와 이웃이라는 것을 알았다면서, “스스로도 그들의 처지를 외면할 수 없게 됐다. 끝까지 함께 할 테니 견뎌 달라. 함께 하면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쌍용차 해고자들을 격려했다. 

그는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이웃과 함께 하는 자리에서 미사를 드리고 싶었고, 연대할 수 있는 자리를 찾고 싶어서 해고자를 위한 미사에 오게 됐다면서, “해고자의 고통과 상처를 보고 작은 위로라도 주고 싶었다. 나 조차도 미사를 통해 불의와 타협할 수 없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쌍용차 사태의 조속한 해결과 이 땅의 해고노동자들을 미사’는 2015년에도 계속 이어진다. 다음 미사는 1월 12일 오후 7시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봉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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