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일 주교 사목서한, 사회적 연대 지향

▲ 강우일 주교 ⓒ강한 기자
제주교구 강우일 감목이 “작은 이들과 함께 소통하는 소공동체”라는 주제로 2015년 제주교구 사목교서를 12월 4일 발표했다.

제주교구 강우일 주교는 먼저 프란치스코 교종이 지난 8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이들의 교회,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가 되라고 당부했다고 상기했다. 이어 그는 프란치스코 교종이 한국 교회에 대해 "가난한 이들을 쫓아내지는 않지만, 가난한 이들이 감히 교회 안으로 들어서지 못하게, 또 제집처럼 편안함을 느낄 수도 없게 하는" 번영의 유혹을 경고했다고 되새겼다.

강 주교는 이에 따라 “홀로 계신 어르신들, 요양병원 침대에 누워 고통과 외로움에 사무친 병자들, 소년 소녀 가장들, 일자리를 얻지 못해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이들, 이주민, 새터민, 주일을 지킬 형편이 못 되는 신자들”을 나열하며, 교회가 관심과 방문, 나눔을 기다리고 있는 변두리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강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바탕으로 “우리의 나눔이 가난한 이들을 돕는 자선 사업에 국한되지 않고, 가난한 이들과 함께 연대로 성숙해야 한다”고 했다. 재화를 나누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관심, 배려, 정을 나누며 형제적 친교를 이루는 사회적 연대를 강조한 것이다.

특히 이 사목서한은 강 주교가 스스로를 ‘감목’(監牧)이라고 표현한 것이 눈에 띈다. 강 주교는 11월 26일 열린 2014년 제주교구 사제, 수도자 및 평신도 하반기 사목연수 강의에서 '감목'에 대해, 양들을 보살피고 감독하는 목자를 뜻하는 이 표현이 초대 조선 교회부터 쓰였다며, “쓰기 송구스럽고, 너무 거창해진” 주교 대신 종종 ‘감목’을 쓰겠다고 한 바 있다.

강 주교는 '교황'에 대해서도 '교종'(敎宗)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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