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위, “분단 70년 맞아 교회가 주도적으로 남북관계 바꿔야”

남북한 천주교 신자가 함께 모이는 신앙대회를 2015년에 열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은형 신부(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에 따르면, 이 신부를 포함한 남북한 천주교 관계자들은 11월 19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 신앙대회를 여는 것을 의논했다. 이 자리에 북한에서는 조선카톨릭교협회 장재언 회장, 서철수 서기장 등 4명이 참석했다. 이 신부는 장재언 회장과 서 서기장을 제외한 2명은 조선종교인협의회 소속이었으며, 장 회장은 조선종교인협의회 회장도 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신부는 11월 28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전화 인터뷰에서 “분단 70주년을 맞는 2015년에 신앙인들이 선도적으로 남북 관계를 평화의 분위기로 바꿔가도록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갖자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 평양 장충성당 (사진 제공 =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이은형 신부는 “(남북한 천주교 신앙대회에 대한) 원론적 합의만 있었고 장소와 시간, 규모 등은 이후 실무 만남을 통해서 다시 채워 나가기로 얘기 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워낙 남북관계는 변수가 많아 중간에 갈등이 심해지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원칙적 합의는 봤지만 여전히 변수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민화위)는 11월 27일부터 오늘(28일)까지 경기도 파주 민족화해센터에서 제17차 민족화해 가톨릭 네트워크 모임을 하고, 오늘 오전에는 제60차 민화위 전국회의를 열었다. ‘민족화해 가톨릭 네트워크’는 천주교 내에서 남북한 평화, 화해를 위해 활동하는 사제, 수도자, 평신도 실무자, 봉사자들이 모여 정보를 나누고 토론하고 학습하는 자리로, 1998년 시작해 올해로 17회째다.

이은형 신부는 “올해는 민족화해 가톨릭 네트워크에 100여 명이 참석해 지금까지 했던 것 중 가장 규모가 컸던 것 같다”면서 “분위기가 아주 좋았고, 북한의 실상과 남북 갈등 상황에 대한 현실을 진단하는 시간을 갖고, 향후 분단 극복을 위해 교회가 더욱 노력하자는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또 “내년이 분단 70주년인 만큼 관심이 컸을 것이고, 민족화해에 대한 상징적 장소인 ‘참회와 속죄의 성당’과 함께 있는 민족화해센터에서 열렸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전국회의는 분기에 한 번씩 열리며, 주교회의 민화위원장 이기헌 주교와 16개 교구 민족화해위원회와 남녀 수도회 대표 등이 참여한다. 이은형 신부는 이번 전국회의의 중요한 주제는 2015년에 분단 70주년을 맞아 남북 갈등과 냉전 분위기를 교회가 주도적으로 바꿔 가야 한다는 것과 전 교회가 참여할 수 있는 기도운동이었다고 밝혔다.

▲ 2003년 서울에서 열린 '평화 통일을 위한 3.1절 민족 대회'에 참석한 장재언 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사진 제공 = 통일뉴스)

통일부 북한정보포털에 따르면 장재언 회장(78)은 1989년 1월에 조선천주교인협회 중앙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됐으며, 천주교인협회 명칭이 카톨릭교협회로 바뀌면서 1999년 6월부터 조선카톨릭교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예전에는 ‘장채철’이라는 이름을 써서 2006년 발행된 한국가톨릭대사전 ‘침묵의 교회’ 항목에서는 ‘장재철(사무엘)’이라는 이름으로 적혀 있으나,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이는 가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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