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환경소위, 구체 과제 모색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환경소위원회는 10월 31일 오후 서울에서 ‘교회 내 환경운동 성찰과 방향 찾기’를 주제로 오픈스페이스 토론을 열었다.

토론에서 나온 제안에 대한 참가자 투표 결과, "탈핵천주교연대를 만들자", "환경교육센터와 본당 환경부서 설립", "신학교에서 생태신학을 필수 과목으로 삼고 본당 신자들에게도 생태교육을 하자"는 등 제안이 많은 표를 받았다.

토론회에는 각 교구 환경사목위원회 등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나 활동가, 수도자, 사제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에 적용된 ‘오픈스페이스’ 토론 방식에 대해 강성숙 수녀(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 사랑의 딸회)는 해리슨 오웬(Harrison Owen)이 창안한 집단 의사결정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또 “한 사람이 아이디어를 내고 힘을 가진 사람들이 결정해 통보하는 게 아니라, 여러분이 제안하고 여러분이 토론하고 여러분이 결정해 실행하는 방법이 오픈스페이스”라고 말했다.

강 수녀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자신이 주교회의 행사에서 오픈스페이스 토론을 진행하는 것은 여성소위원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라고 밝혔다. 또 최근에는 수도회나 본당에서도 이러한 방식으로 토론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투표가 끝난 뒤 강성숙 수녀는 “오늘 토론에서 나온 제안들을 모으면 60개 이상의 환경운동 아이템을 갖게 될 것”이라며 “토론회 주제가 포괄적이었는데, 그럼에도 토론 주제가 18개가 나오는 것을 볼 때 참가자들이 매우 적극적이었다”고 평가했다.

▲ 10월 31일 오후,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열린 '교회 내 환경운동 성찰과 방향 찾기' 토론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자신이 참여할 토론 주제를 고르고 있다. ⓒ강한 기자

토론회는 "교회 내 환경운동 성찰과 방향 찾기"라는 큰 주제 말고는 정해진 것이 없었다. 참석자들은 강 수녀의 인도에 따라 토론하고 싶은 이슈(주제)를 제안하고, 그 주제들 가운데 내용이 겹치는 것들을 모은 뒤, 각자 참석하고 싶은 토론 조를 선택했다.

조별 토론은 자유로우면서도 활발한 분위기에서 1시간 넘게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11개 조로 나누어 "핵발전소 반대운동의 우선순위", "교구 내 모든 본당이 환경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평신도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움직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교구, 본당별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등의 주제로 토론하고, 구체적인 제안 사항들을 내놓았다.

오후 5시경 행사 막바지에는 스티커 10장을 받은 참가자들이 각각 채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주제에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으로 투표를 시작했다.

양기석 신부(정평위 환경소위 총무)는 “(천주교 환경운동이) 다양한 현안에 열정적으로 대응해 왔지만, 한국 사회에서 이런 환경 문제가 계속되는 것에 대해 근본적 성찰이 필요하다”면서 “올해는 환경소위 정기 세미나와 환경 활동가 워크숍을 묶어서, 1부 순서로 정기 세미나 대신 오픈스페이스 방식으로 토론회를 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 10월 31일 오후,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열린 '교회 내 환경운동 성찰과 방향 찾기' 토론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조별 토론을 하고 있다. ⓒ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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