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연구소, 교황방한 후 교회 방향 설문조사 보고

천주교 주교회의 산하 기관인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교황 방한 이후 한국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10월 초 실시한 인터넷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조사 결과, 응답자들은 '가난한 이를 위한 사목적 분위기 조성', '소통', '사회정의 실천', '기도' 등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주교회의는 10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주도 엠마오연수원에서 열리고 있는 주교회의 정기총회 첫날인 27일 오후 주교 연수에서, 이번 설문조사 결과와 의미에 대해 사목연구소 부소장 전원 신부가 주교단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부소장 전원 신부가 10월 27일 주교 연수에 참석해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이후 한국 천주교회의 과제’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출처 =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홈페이지)

설문조사 응답자는 680명이다. 이중 연구소가 전자우편으로 응답을 요청해 답변한 ‘교회 관계자’가 218명(주교 6명, 신부 87명, 수도자 64명, 평신도 61명)이며, 주교회의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설문조사에 참여한 사람은 462명(성직자 33명, 수도자 23명, 평신도 406명)이다.

연구소에 따르면 이메일 조사는 주교, 총대리와 국장 등 각 교구 주요 사목자, 남녀 수도회 장상, 주교회의 전국위원회 위원, 전국 7개 대신학교 교수,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임원, 가톨릭 언론 기자 등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홈페이지와 SNS를 통한 조사는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조사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교황 방한 이후 한국 천주교가 새롭게 변화하기 위해 선정해야 할 중심 주제’, ‘오늘날 한국 교회 구성원들이 개선해야 할 점’,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기간 중 가장 인상적이거나 감동적이었던 장면’ 등을 물었다.

응답자들은 교황 방한 이후 한국 가톨릭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를 가장 많이 꼽았다. 전자우편 그룹 30.3퍼센트, 홈페이지 그룹 35.9퍼센트가 이를 한국 교회 변화를 위한 중심 주제로 제시했다.

설문조사에서는 주교, 신부, 수도자, 평신도 등 신원별로 개선해야 할 점도 두 가지씩 물었다.

주교에 대해서는 전자우편 그룹의 53.6퍼센트가 ‘대화와 소통’을, 홈페이지 그룹의 62.7퍼센트가 ‘사회정의 실천’을 요구했다.

평신도에 대해서는 ‘분파적인 모임과 행동’을 지적한 응답이 많았다. 평신도가 개선할 점에 대해 전자우편 그룹은 ‘기도와 영성생활 결핍’, ‘사회정의 실천 부족’, ‘분파적 행동’에 대해 각각 35.0퍼센트가 응답했다. 홈페이지 그룹은 42.3퍼센트가 ‘분파적 행동’, 39.9퍼센트가 ‘이웃과의 반목’을 평신도의 문제점으로 적었다.

신부에 대해서는 ‘독선과 권위주의’가 전자우편, 홈페이지 두 그룹 모두에서 45퍼센트 이상으로 중요한 개선 과제로 나왔다. 수도자에 대해서 전자우편 그룹은 ‘기도와 영성생활 결핍’(40.4퍼센트), 홈페이지 그룹은 ‘편협하고 일방적인 사고’(31.1퍼센트)라는 응답이 많았다.

한편 교회의 쇄신과 성장을 위한 과제로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목적 분위기 조성’이 홈페이지 그룹 63.4퍼센트, 전자우편 그룹 55.0퍼센트로 많은 표를 받았다.

엄재중 사목연구소 연구원은 10월 28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홈페이지 그룹은 표본이 모집단인 ‘한국 천주교회 신자’를 대변하기에는 문제가 있다”며 “상대적으로 교회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하는 이들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엄 연구원은 “현재 할 수 있는 여건에서 한계를 감안하고 (주교단에) 보고한 것”이라며, 주교회의 총회에서 조사 결과에 대한 응답이 나오면 추가 연구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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