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RNS>의 데이비드 깁슨 기자가 <허핑턴포스트>에 22일 “가톨릭의 가정 시노드가 남긴 7가지”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글이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이번 시노드가 앞으로 교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 독자들의 이해에 도움을 주고자 이를 번역해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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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회의 고위 지도자들이 10월 19일에 현대 가정이 부딪힌 문제들에 관해 2주 간 토론했으나 여러 뜨거운 문제들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시노드를 끝냈다. 프란치스코의 교황직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그리고 교회에는?

여기 일곱 가지 대답이 있다.

1. 강경파가 이겼다

13일에 발표됐던 중간보고서는 (한 교회 관측통에 의해) “사목적 지진”이라고 묘사됐다. 이혼 후 재혼한 가톨릭 신자와 동거 중인 이들은 물론 동성애자에게 환대와 인정이라는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전례 없던 언어를 썼기 때문이다.

이 명백한 변화를 두고 언론 보도가 홍수처럼 쏟아지자 보수주의자들은 패닉에 빠졌고, (프란치스코 교황 자신이 선호했음이 분명한) 이런 단어들 가운데 어느 하나도 시노드의 최종보고서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려고 공개적으로, 그리고 사적으로 강력히 움직였다. 이들은 성공했고, 심지어 동성애자와 재혼한 가톨릭 신자들에 대해 (중간보고서보다) 약하게 표현한 수정안조차도 의결에 필요한 2/3 찬성을 얻지 못했다. 강경파들은 승리를 선언했고, 언론들은 교황청이 “후퇴”했으며 프란치스코가 “완패”하여 그의 교황권이 “약해졌다”고 크게 보도했다.

2. 개혁파가 이긴 것이기도 하다.

강경파의 승리는 겉보기만의 승리일 수도 있다. 논란이 됐던 구절들은 2/3에 이르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압도적 다수였다. 게다가 개혁적 주교들 가운데 여럿은 이 구절들이 너무 약해서 마음에 들지 않아 아예 투표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교회가 동성애자를 환대하고, 존중하고,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고 충분히 강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영국의 빈센트 니콜스 추기경은 <텔레그래프>에 “그 문안이 그런 단어들을 충분히 포함하지 않아서 좋은 문안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만족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번에 기각된 환대(welcome)이라는 말을 쓰는 문제를 중요시한 여러 참가자들이 있었는데, 미국 주교회의 의장인 조셉 커츠 대주교도 그렇다. 재혼한 가톨릭 신자들에게 영성체를 허용하도록 바꾸려는 움직임이 논란이 되고 있지만 이것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여러 유명한 교회 지도자들이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자신도 시노드 마지막 회의에서 자신은 교회가 “새로운 일들”에 열려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고, (이전 시노드와 달리 이번에는) “기각된” 항목들도 문서에 포함해서 발표하도록 명령했다. 앞으로 1-2년 사이에 그는 또한 자기와 생각이 비슷하여 변화를 추진할 추기경과 주교들을 더 많이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3 . 변화는 힘들다

로마 가톨릭교회에게는 변화는 특히 힘들다. 가톨릭은 교회 자신과 그 가르침을 불변이라고 말하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역사를 보면 교리는 변해왔고(아니면, 신학자들의 표현대로 “발전”해왔고) 이번 시노드의 많은 참가자들은 가르침들이 현대의 새로운 가정 현실에 맞게 적응(변경)될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이런 전환을 정당화할 신학적 언어를 찾는 일, 그리고 이런 전환을 실제 사목 현장에서 실행하는 구체 방법론으로 정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괜찮은 해결책이 있는지, 있다 해도 그것에 합의를 보는 데에도 시간이 걸릴 것이다.

4. 가톨릭이 “성공회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이 구절은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로스 다우샛이 이번 시노드에서 아프리카 주교들이 이번 시노드가 이혼이나 동성애 같은 너무 서구 관심사 위주라면서 저항한 것에 대해 트위터에서 쓴 말이다. 아프리카 참가자들은 이번 시노드가 아프리카 지역 교회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방식으로 이런 문제들에 관해 교회 가르침을 변경하려 한다고 봤다.

성공회는 전 세계에 8000만 명의 신자가 있으며 이들은 38개의 자치지역 교회로 구성돼 있는데, 미국에는 ‘감독 교회’라는 이름으로 200만 명이 있다. 성공회는 서구 교회들이 동성애자들에게 성사를 허용하려는 데 아프리카 교회들이 반대하면서 거의 분열 직전의 상태에 있다.

이런 역학구조가 로마 가톨릭에게도 위험 요소다. 아프리카의 가톨릭교회도 규모와 영향력에서 성장세다. 하지만 두 가지가 크게 다르다. 전 세계 가톨릭 신자 12억 명 가운데 아프리카 신자는 16퍼센트 정도이지만, 성공회는 신자의 과반수가 아프리카에 살고 따라서 성공회의 미래를 놓고 훨씬 더 발언권이 세다. 게다가 이번 시노드에 나온 동성애자들에게 좀 더 환대하자는 가톨릭의 제안들은 일부 성공회 교회가 추구한 변화들에 비하면 한참 온건하다.

▲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3차 임시총회.(사진 출처=교황청 홈페이지)
5. 마음껏 말하라

어떻게 분석하든 간에, 좀 뒤로 물러나서 사태를 보면, 프란치스코가 교황으로 선출되기 전 지난 30여 년 간 주교와 사제, 그리고 신학자들은 조사 받고, 검열 받고, 침묵을 명령 받고, 아니면 집중 비난을 받곤 했는데, 상당수는 바로 이번 시노드에서 공개 토의된 그런 생각들 때문이었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진짜 지진이고, 프란치스코 교황 자신이 원했던 것이다.

6. 터져 나온 말들

반면에, 소원이 이뤄진다고 다 좋지만은 않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자들에게 보복 당할까 겁내지 말고 자기 생각을 말하라고 오랫동안 촉구해 왔다. 이번 시노드를 개회하면서도 그는 자기는 참가자들에게 발언할 때 단 한 가지 조건만 요구한다고 다시금 되새겨 줬다. “확실히 말하라. 아무도 ‘당신은 이것은 얘기하면 안 돼’라고 말하지 못하게 하라.”

그리고 어떤 면에서 보든 간에 참가자들은 그렇게 했다. 회의장 안이 열정으로 가득 찼다. 하지만 언론에 대놓고는 더 날카로운 말들이 나왔다. 이번 토론에 영향을 끼치려는 다양한 이해 집단들은 충분히 외교적이지 못하고 거친 경우가 많았다. 한 추기경이 가톨릭 뉴스 사이트 <십자가>(Crux)에 표현한 것처럼, 공개 토론은 어느 지점에 이르면 “혼란”이 된다.

7. 프란치스코는 “과정의 교황”이다

이 말은 <커먼윌>의 그랜트 갈리초가 한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그의 동료 예수회원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법을 “식별”이라고 부르기를 더 좋아할 것이다. 어느 쪽이든 간에, 그것은 이번 시노드가 끝이 아니라 오히려 시작이라는 뜻이다.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은 없고, 그렇다고 의제에서 빼 버린 것도 하나도 없다. 내년 10월에 더 오래 열리고, 더 많이 참가하는 시노드가 열린다. 프란치스코는 자기는 지금부터 그때까지 모든 사람이 논쟁과 토론을 계속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오는 11월 첫째 주에 워싱턴에 있는 가톨릭대학은 교황청의 교리 수호자(신앙교리성 장관)이자 이번 시노드에서 제안된 개혁안들에 거리낌 없이 반대했던 게르하르트 뮐러 추기경을 초청해 강연을 듣는다. 그리고 3일 뒤에는, 또 다른 독일인 신학자인 발터 카스퍼 추기경을 초대했는데, 그는 이번 개혁안의 지도적 지지자로서 뮐러의 주된 스파링 파트너이기도 하다.

의자를 당겨 앉으라. 식별은 깨닫는 것은 물론 재미있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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