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폐회 연설, 진솔한 대화 속 일치 강조

가정을 주제로 한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 제3차 임시총회가 10월 19일 끝났다.

시노드의 분위기와 표결의 내용은 마지막 회의 때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 연설에서 일부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우선 이번 시노드가 “함께 가는 길(여행)”이라는 “시노드”(synod)의 본뜻을 충실히 실현했다고 평가했다. 참가자들이 서로 대립도 있었지만 이 또한 진솔한 대화의 한 과정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이번 시노드에서 보인) “이른바 전통주의자”와 지식인들의 “냉담한 완고함”을 강력히 경고했다. “글로 쓰인 단어 안에 스스로를 가두고 ‘놀라움의 하느님’, 성령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그는 “상처를 치료하기 전에 붕대부터 감으려는” “공상적 사회개혁주의자”와 두려움에 사로잡힌 자, “진보주의자”에 대해서도 주의를 줬다. 문제의 뿌리를 건드리지 않고 증상만 다룬다는 것이다.

▲ 이번 시노드에 참여한 추기경, 주교와 대화하는 교황. (사진 출처=바티칸 라디오)

그러면서도 그는 예수님도 악마의 유혹을 받았는데, 그 제자들이 이런 유혹을 받는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다독였다.

그는 또한 교황직에 대해서도 주교들과 연관해 말하고자 한다면서, 교황의 의무는 교회의 일치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교황의 의무는, 사목자들에게 그들의 첫째 의무가 양떼를 돌보는 것, 즉 잃어버린 양을 찾아 환대하는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점에서, (이번 시노드에서) 자기는 사목자들에게 밖으로 나가 잃어버린 양떼를 찾으라고 말했어야 하는데, 환대하라고만 말하는 실수를 했다고 고백했다.

이번 시노드는 10월 13일에 발표됐던 중간보고서에서는 동성애자 등에 대한 “환대”(welcome)를 언급해 서구 언론을 놀라게 했지만 보수파들이 언론을 통해 강력히 반발하면서 결국 결말을 맺지 못했다.

그러나 서방의 유력 언론들은 찬성이 2/3에 2표 모자랐지만 과반수를 넘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내년 10월에 다시 같은 주제인 “가정”을 주제로 열리는 시노드 정기 총회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그간 교회 안에서는 더욱 활발한 토론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교황에 따르면, 이번 시노드 보고서는 각 나라 주교회의에 “의안집”으로 보내져 지역별 토론과 의견 수렴을 거친 뒤 내년 시노드 정기 총회에서 다시 다룬다. 그는 연설 끝 부분에서 “이번에 제출된 의견들을 더 다듬고 구체적 해결책을 찾아서, 여러 가정을 에워싸고 질식시키는 많은 장애에 해답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는 참석자들을 축복하고, “고맙습니다. 편히 쉬세요, 네?”하면서 말을 맺었다.

교황의 연설을 보면, 이번 시노드는 구체적 열매를 맺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쟁점을 드러내고 솔직한 의견을 교류하며 접점을 모색하는 예비회의로서는 충분한 구실을 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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