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는 우연 아니다"

성공회 사제와 평신도 등 진도 팽목항에서 출발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걷는 생명평화 도보 순례단’이 20일 만인 10월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도착했다.

이번 순례에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한 사람은 5명으로,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소속 김현호, 최석진, 박순진 신부와 신자 최호용, 최호길 씨다. 도보순례단은 지난 9월 29일 진도 팽목항을 출발해 실종자 가족들이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 안산 합동분향소 등을 거쳐 광화문광장까지 걸어 왔다. 구간별로 참여한 사람들도 있었으며 17일에는 20여 명이 함께 걸었다.

▲ 18일 오후, 서울 신문로1가에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걷는 생명평화 도보 순례’에 참여한 성공회 사제, 신자들이 광화문광장을 향해 걷고 있다. ⓒ강한 기자

이들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농성이 이어지고 있는 광화문광장에서 신자, 유가족들이 참여한 가운데 순례단 도착 예배를 봉헌했다.

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정책위원장 유시경 신부는 17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전화 인터뷰에서, “종교인들이 마음을 함께 모으는 만남을 갖기 위해 천주교 성당, 공소, 그리스도교 다른 교파의 교회, 사찰 등을 숙소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유 신부는 “광주 5.18 민주묘지, 김제 한국전쟁 참전비, 공주 우금치 동학혁명 전적지 등 역사의 아픔이 서린 곳들을 들르며, 세월호 참사가 우연한 사건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잘못된 가치로 인해 벌어질 수밖에 없었던 결과라는 것을 자각하고, 우리도 그 결과를 만들어낸 사회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반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18일 도착 예배 자리에서 박순진 신부(춘천 나눔의 집 원장)는 “순례 과정에서 만난 유가족들이 먼저 희망을 이야기하고 ‘진상규명할 때까지 꼭 저희를 잊지 말고 함께해 주십시오’라고 말씀하셨다”면서 “이제 우리가 유가족들을 지지하고, 유가족들은 그들을 지지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믿고, 서로 함께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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