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내 장애인 신자석도 필요

지체장애인이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미사에 참석하려면 어떤 길을 거쳐야 할까?

‘명동성당 종합계획 1단계’ 공사를 마친 명동성당과 서울대교구청 일대를 6일 오후 방문해 상황을 확인해 봤다.

만약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이나 4호선 명동역을 통해서 명동성당에 간다면 역 엘리베이터나 휠체어 리프트를 이용해 지상으로 나온 뒤, 인파로 붐비는 번화가를 지나 명동성당 들머리의 지하 편의시설 공간인 ‘1898 myeongdong cathedral(명동대성당)’으로 와야 한다. 이곳에 있는 엘리베이터 2개가 명동성당 앞으로 곧장 이어진다. 자가용을 타고 왔다면 지하 주차장에서 바로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 ‘1898 myeongdong cathedral’에서 명동성당 앞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강한 기자

▲ 성당에서 가장 가까운 장애인 화장실은 문화관 꼬스트홀에 있다. 휠체어를 타고 이 화장실에 가려면 꼬스트홀 입구 오른쪽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 ⓒ강한 기자
장애인용 화장실은 어디에 있을까? 명동대성당 사무실 관계자는 7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전화 통화에서, 성당에서 가장 가까운 장애인 화장실은 문화관 꼬스트홀에 있다고 설명했다. 휠체어를 타고 이 화장실에 가려면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한다. (사진 참조)

한편 인천교구 장애인연합회 현동준 회장은 같은 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명동성당뿐만 아니라 여러 주교좌성당이 (문화재) 유적지다. 마음대로 개보수할 수 없으며 (장애인이 접근하기가) 당연히 불편하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지난 8월 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명동대성당에서 집전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휠체어를 타고 참석했다.

▲6일 오후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 앞 ⓒ강한 기자
그는 그러나 명동성당 안에 별도의 장애인 좌석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얼마 전 순교자성월 특강에 참석하러 명동성당에 갔는데 기둥도 많은 성당에 휠체어 좌석이 없어서 뒤쪽 통로에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예 의자 몇 개를 빼고 장애인 휠체어 석을 둔다면 충분할 것이다. 좌석 자체가 비장애인들 위주로 돼 있다”면서 “관심의 문제가 아니겠는가” 하고 되물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지난 3년 간 이어온 ‘명동성당 종합계획 1단계’ 공사를 마무리하며 지난 9월 16일 오전 명동성당 진입차로 오른쪽에 지은 교구청 신청사에서 축복식을 했다. 7일 현재 보수 공사를 위해 명동성당 차량 출입용 진입경사로는 통제되고 있으며 지하 주차장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지하공간 ‘1898 myeongdong cathedral’에는 가톨릭정보문화센터, 카페, 은행 등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섰으며 이곳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명동성당 앞까지 바로 이동할 수 있다. 교구청 신청사로 이어지는 통로와 연회장 ‘프란치스코홀’ 앞 등에 비장애인 화장실과 별도로 장애인용 화장실이 설치될 예정이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