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평가위 진행 중, 주민 측은 부정적

마사회가 지난 9월 28일 용산 화상 경마장(용산 장외발매소) 시범 운영을 10월 한 달 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한국 마사회는 애초 용산 화상 경마장을 6월 28일부터 약 4달 간 시범 운영을 하기로 했던 계획을 변경한 이유에 대해 “시범 운영 평가위원회의 평가계획과 정부 권고안을 적극 수용한 것으로 용산 장외 발매소 이전을 둘러싼 갈등이 길어지는 것을 최대한 빨리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10월 한 달 간으로 시범 운영 중단 기간이 정해진 것은 현재 시범 운영 평가위원회가 진행되고 있으며 그 결과가 10월 말 쯤 나올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마사회에 따르면 평가위원회는 시범 운영이 끝나는 시점에 운영 기간에 대한 평가를 통해 추후 운영 여부와 형태 등을 결정하기 위해 계획됐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평가위원회는 서울대교구 단중독사목위원장 허근 신부를 위원장으로 종교, 의료, 교육 등 분야 10명의 위원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공모를 통해 구성됐으며 8월 27일부터 활동을 시작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마사회 측은 평가위원회의 조사와 평가 결과를 적극 수용할 방침이라면서, “용산 화상 경마장은 기존 화상 경마장이 가졌던 문제를 인정하고 수정, 보완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궁극적으로 주민들이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지 않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또 “만약 운영 유지 결정이 난다면 반대 주민들과 갈등을 빚게 될 것이 예상되지만 적대적인 대응이 아니라 최대한 이해를 구하고 대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사회 보도자료에 따르면 현명관 마사회장은 “외부 전문인사들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의 최종 평가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며 이 최종 평가결과에 따라 용산 장외발매소의 지속운영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화상 경마장 반대 측의 의견은 다르다. 주민대책위 정방 대표는 마사회 입장과 평가위원회 활동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 성심여고 본관 앞에서 바라본 용산 화상도박경마장(왼쪽 파란건물). 이 건물은 교실에서도 선명하게 보인다. 거리는 학교에서 5-6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정현진 기자

정 대표는 “서울시, 용산 구청, 주민들에게도 평가위원회에 참여하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주민들은 시범 운영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고 마사회가 주민들을 고소까지 한 상황에서 평가위원회에 참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 현재 평가위원회가 진행하는 설문 조사에 대해서도 “겨우 2-3개월의 시범운영을 두고 주민들에게 ‘화상 경마장으로 인한 주거 환경의 변화가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어떤 대답이 나올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마사회가 어떤 결정이 나오든 따르겠다고 밝혔지만 결과를 어디까지 어떤 식으로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없다”면서 “평가위원회는 마사회 측의 ‘명분 쌓기’일 뿐이다. 또 10명의 평가위원들이 우리 주민들의 삶을 책임질 수 없다. 주민들의 의견을 묻고 싶다면 평가가 아니라 주민 투표에 부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마사회가 10월 한달 간 시범운영 중단을 밝혔지만 주민들은 계속 농성을 이어가고 화상경마장 문제에 대한 홍보 활동 기간으로 삼을 계획이다. 매주 목요일 오후 5시 미사와 금요일 오전 11시 기도회, 주말 오전 11시부터 진행되는 집회 등도 계속 이어진다.

한편 지난 8월 20일 정홍원 국무총리는 용산 화상경마장 사태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농림부 등 관계 부처에 반대 측과 적극 대화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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