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위 이은형 신부, "오히려 군비 축소로 나가야"

미국의 전략 미사일 방어체제인 사드의 한국 배치 의도가 다시금 드러나면서 종교, 시민단체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로버트 워크 미국 국방부 부장관은 9월 30일 미국 외교협회 주최 간담회에서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한국 배치를 검토 중이며 “한국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1일 국방부는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와 관련해 미 국방부와 협의한 바도, 협의 중인 바도 없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2일 미 대사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동북아 평화 파괴하는 한반도 사드(THAAD) 배치 반대”를 주장하고 국방부의 입장을 묻는 공개질의서를 전달했다. 이들은 “미국 측의 움직임과 발언은 매우 구체화되고 있는데, 국방부가 계속 ‘협의를 제안해 오면 논의하겠다’는 식의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 사드 미사일 발사 장면. (사진출처 = Wikimedia Commons)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1일(현지시간) 미 국방부는 “한국과 아무런 공식적인 협의를 가진적이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제프리 풀 국방부 공보담당관은 "워크 부장관의 발언은 그 자체로 존중돼야 한다"면서 "그러나 국방부 장관실은 사드의 한국 배치에 대해 결정을 내린 바가 없다"고 말했다.

천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이은형 총무신부는 2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미사일 방어체계가 중국과의 관계를 긴장시킨다는 것이 전문가와 일반의 생각으로 알고 있다”면서 “중국과 미국 사이의 경쟁에 한반도가 편입되는 것 자체가 통일을 준비하는 측면에서 우리의 미래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반도가 분쟁의 정점이 돼서는 안 되며, 평화를 위해 무기체계와 군비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미 5월 28일 “한반도에 엠디(MD)를 배치하는 것은 이 지역의 안정과 전략적 균형에 이롭지 않다고 본다"며 사드 한국 배치를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또 중국을 방문한 새정치민주연합 이석현 국회 부의장이 7월 28일 "중국 외교부 고위관료에게 사드 배치에 대해 물었더니 상당히 민감한 반응, 불쾌감을 보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러시아 외무부 또한 7월 24일 논평을 통해 사드 한국 배치가 “불가피하게 지역의 전략적 정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군비경쟁을 촉발할 수 있으며 한반도 핵문제 해결에도 더 큰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천주교인권위원회 김덕진 사무국장은 “한미 간에 이미 여러 방어체계가 있고, 방어용이라고 하지만 아주 정밀하고 강도 높은 미사일을 굳이 남한에 배치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사드는 미사일방어체제(MD)의 일종으로 상대방 미사일이 하강 단계에 접어들어 고도 40-150킬로미터 사이에 있을 때 상대방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무기체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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