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장영식

밀양시 상동면 도곡 마을의 김말해 할머니. 여든 일곱의 할머니는 모진 송전탑 싸움으로 오른쪽 어깨 인대가 파열됐다. 할머니의 지금 현재 상태로서는 파열된 인대 접합 수술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할머니는 예전처럼 오른 팔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상태임에도 자식 같은 농산물을 수확하기 위해 밭을 나가신다. 문만 열면 눈에 들어오는 괴물 같은 765kV 송전탑들이 할머니가 옮기는 발자국 마다 지겹도록 따라 붙는다. 할머니는 나의 손을 잡고, 눈물을 글썽이며 말씀하신다. “내는 저 철탑 뽑는 거 보고 죽을 기다.”

장영식 (라파엘로)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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