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대화 불가능하다"

홍콩 젠 추기경, 시위대 해산 호소

홍콩의 민주화 시위대가 어제 경찰의 과격 진압으로 41명 이상의 부상자를 낸 뒤 시위대는 여전히 시내 중심부인 센트럴 시가를 점령하고 시내 교통을 마비시키고 있는 가운데, 홍콩의 젠 추기경이 시위대의 해산을 호소하고 나섰다.

▲ 홍콩의 젠 추기경.(사진출처 = 위키미디어)
전 홍콩교구장인 젠 제키운 추기경은 홍콩 민주화운동 조직인 “센트럴을 점령하라”(Occupy Central)의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이다. 젠 추기경은 “이 상태에서는 (정부와 시위대간)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시위대) 자신들의 생명을 희생시키지 말라”고 호소했다.

1997년에 영국 식민지이던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뒤, 홍콩 민주화를 둘러싸고 중국 중앙정부와 홍콩 주민들의 대립이 사상 최고로 격화된 데 따라 중국이 (톈안먼 사태처럼) 과격 진압에 나설 것을 걱정한 것이다.

<CNN>에 따르면 홍콩 당국은 현재는 시위가 평화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시위진압 경찰대를 외곽으로 일시 철수시킨 상태이고 시위대에 긴급 구조차량과 대중교통 등이 지나갈 수 있게 해산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시위대는 일요일의 소요사태는 경찰의 과격 진압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여전히 시위대가 센트럴 도로를 메우고 있어서 언제까지 시위가 끝날지 알기 어렵다. 일부 학생단체도 해산을 호소했지만 유명한 민주화운동가인 렁쿽훙은 “우리의 요구는 변함 없다, 이것은 평화적인 시민불복종”이라며 시위대의 잔류를 선언했다.

시위가 시작된 것은 지난달 말 중국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오는 2017년 홍콩 자치정부 수반인 행정장관을 처음으로 주민 직선으로 뽑되, 후보자는 친중국계 인사가 대부분인 선거인단의 과반 찬성을 얻은 인물들로 제한한 뒤부터다.

먼저 대학생들이 시위를 시작했고, 이어 “센트럴을 점령하라”가 가세했다. 홍콩 대학생들은 2012년에 중국 정부가 중국식 “국민윤리” 과목을 홍콩의 모든 학교 교육과정에 포함시키려 한 데 반발해 대규모 시위에 나선 바 있다. “센트럴을 점령하라”는 미국의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를 모방한 것으로 홍콩의 센트럴은 아시아의 금융 중심지 가운데 하나인 홍콩의 금융업무 지대다.

홍콩에서는 해마다 톈안먼 사태 기념일인 6월 4일이면 거리를 가득 메운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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