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군기지는 국제 문제

‘2014 강정 평화 컨퍼런스와 평화대회’는 때마침 제주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천주교 연대 3주년에 강정 해군기지 반대운동의 앞날을 깊이 있게 정리하는 자리였다.

서귀포 성당에서는 전날인 26일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있었던 컨퍼런스 발표 내용의 실천 방안을 논의하는 소그룹 나눔이 진행됐다. 강정 문제의 국제성과 사회교리의 현장성을 강조하는 그 결과는 오후 미사 중에 발표됐다.

“강정 해군기지 문제는 이미 강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문제 나아가 세계의 문제가 되었고, 국제 사회의 문제 또한 우리의 문제입니다.”

국제 정세안에서의 안보를 다룬 소그룹 나눔 참가자들은 ‘안보’와 ‘평화’가 본질적으로 무엇인지 신앙인으로서 고민해야 한다면서, “안보는 단순히 외부의 침략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국가 내부적으로도 인권, 환경, 지역민들의 삶을 모두 고려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들은 세계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어느 지역의 문제는 인류 모두의 문제임을 인식하고 군축과 평화에 대한 성찰을 통해 신앙적 가치를 우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강정 해군기지 문제 역시 동아시아, 지구 전체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기조강연과 주제발표 후에는 평화운동 진영과 전문가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이들은 강정의 문제는 동북아 평화의 문제이며, 한반도가 평화 구축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이 ‘평화와 신앙’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평화는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정의의 열매”라는 교종의 말은 이미 오래 전 교회가 사회교리와 교회 문헌을 통해 가르치고 말했던 바지만 세상은 물론 신앙인들조차 처음 듣는 것처럼 반응하고 있다면서, “사회교리와 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을 전체 교회가 다시 읽고 공부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나 사회교리는 지식적 습득을 넘어 현장 참여와 연대, 실천이 있어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라며, 특히 강정 마을의 생명과 평화를 위한 기도와 행동에 한국 교회가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사제와 수도자 양성 과정의 현장 참여 교육 필요성을 제기하는 한편, 각 교구와 본당의 사회평화기금도 사회복지 차원을 넘어 정의와 평화를 위한 구체적 현장을 위해 사용해줄 것을 요구했다.

“제주에 군사기지가 생기는 것이 안전하겠습니까, 아니면 비무장 평화의 섬이 될 때 안전하겠습니까”

‘평화의 섬들의 연대 그리고 비전과 계획’에 대해 논의한 이들은 특별히 동아시아의 섬들, 타이완과 필리핀, 제주도, 오키나와 등이 군비 증강을 꾀하는 중국과 이에 대응하는 미국에 의해 같은 운명을 겪고 있다면서, 한국과 중국, 일본 국경 지역 섬들을 중심으로 평화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제주와 오키나와 그리고 타이완의 주민들 특히 청년들을 중심으로 공동의 역사를 배우는 학교를 만들고, 평화 콘서트를 열거나 경계 바다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뜻을 드러내는 항해 프로그램을 할 수 있기를 바랐다.

특히 이들은 평화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하고 감수성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교회 내 평화를 위한 영성 교육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참가자들은 이미 많은 사제들과 수도자, 평신도들이 참여하고 있는 제주 해군기지 반대 투쟁에 대해서도 교회 내에 찬반 입장이 여전히 반목하고 있다면서, “이를 극복하고 다양한 평화의 가치를 고민하기 위해서는 일방적으로 가르치고 강요하는 교육 보다는 스스로 체험하고 깨우질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교회 내에서 지시와 순종을 넘어 소통, 문화의 확산을 위한 프로그램 등을 통해 각자가 평화의 가치를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처음으로 열린 이번 컨퍼런스와 평화대회가 1회성에 그칠 것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 열리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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