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 평화대회 스케치

‘2014 강정 평화컨퍼런스 평화대회’는 27일 강정마을과 서귀포 성당에서 다채롭게 이어졌다. 때마침 제주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천주교 연대 3주년에 강정 해군기지 반대운동의 앞날을 깊이 있게 정리하는 자리였다.

서귀포 성당에서는 전날인 26일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있었던 컨퍼런스 발표 내용의 실천 방안을 논의하는 소그룹 나눔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30여 명의 평화 활동가, 전문가, 종교 교육가는 서로의 활동과 구체적인 삶의 이야기를 나누고 평화를 어떻게 열매맺을 것인가 논의했다.

강정마을에서는 같은 시각, 강정마을 내 4.3유적지 기행, 강정 마을 주민과의 만남, 문정현 신부 서각 전시회, 영화 상영 등 평화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오후 4시 강정천 옆 운동장에서 봉헌된 ‘평화 기원 미사’에 앞서서는 평화대회 참가자들과 제주 교구 내 본당 신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강정포구에서 강정천까지 1시간 가량 평화 행진을 펼쳤다.

▲ 오후 3시부터는 평화대회 참가자들과 제주교구 본당 신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강정 평화 행진이 진행됐다. 이들은 강정 포구에서 해군기지 공사장을 지나 강정천까지 1시간 가량 행진하면서 평화를 비는 묵주기도를 봉헌했다. ⓒ정현진 기자

“전쟁은 인간이 만들어 내는 가장 우매한 비극입니다. 전쟁의 현실은 세상의 가정 고귀한 인명을 무차별 학살하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그 비극의 소용돌이에 휩쓸어 놓을 뿐 아니라 모든 피조물을 초토화 하고 생명을 뿌리째 불태워 버립니다. 어떠한 이념이나 어떤 그럴듯한 명분을 앞세워도 결코 용납되거나 정당화 될 수 없는 가장 큰 죄악이 전쟁입니다”

평화기원미사 주례와 강론을 맡은 강우일 주교(제주교구장)는 전쟁으로 자행되는 불의와 폭력이 얼마나 끔찍한 것인지 지적하면서 미국과 중국, 일본, 한국 정부까지 수 많은 예산을 투입하며 전쟁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사에는 약 200명이 참석했다.

▲ 오후 4시 강정마을에서 봉헌된 평화기원미사. 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소속 수도자, 제주교구 신자와 평화 활동가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정현진 기자

강 주교는 1948년 8월 15일 건국된 대한민국의 영토는 황해도와 평안남북도 함경남북도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를 임시 관리하는 현재의 이북 5도위원회가 존재한다고 설명하면서 오늘 우리 정부가 1948년 건국된 대한민국의 법통을 그대로 이어받은 정부라면 북한의 주민들도 언젠가는 우리 정부가 보살펴야 할 우리의 백성임을 알아야 하며고 군사 분계선을 넘어 남북 백성이 한 민족으로 공존하기 위해 어떤 평화를 이뤄야 할지 가장 먼저 고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우일 주교는 마지막으로 강정 해군기지에 배치될 군인들에 대한 분노와 미움을 경계했다. 그는 앞으로 여기 들어와서 근무할 군인들을 미워할 마음은 없다며, 그들도 국토 방위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국가 권력에 의해 소집된 우리의 아들, 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다만 군 지휘자들과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정책 결정과 명령에 무한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경고했다.

‘2014 강정 평화컨퍼런스 평화대회’의 이모저모

▲ 27일 오전부터 강정마을 일대에서는 평화대회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강정마을 내 4.3 유적지를 돌아보는 참가자들. ⓒ정현진 기자

 

▲ 행진 중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서 기도를 드린다. 펜스 너머로 해군관사가 지어지고 있다. ⓒ정현진 기자



▲ 미사 참가한 신자들.ⓒ정현진


▲ 평화 컨퍼런스와 평화대회 기간동안 매일 저녁 8시 떼제기도가 진행됐다. ⓒ정현진 기자


▲ 27일 저녁에는 일정을 마무리하는 평화 콘서트가 열렸다. ⓒ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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