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 선정 문제로 건립 지연

경상남도 창원시의 시민사회단체와 천주교 마산교구가 협력해 추진해 온 ‘일본군 위안부 추모비’ 건립을 위한 기금 마련이 거의 마무리됐다.

‘일본군 위안부 창원지역 추모비 건립 추진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경희 씨(빅토리아)는 25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모금 목표로 잡은 약 1억 원 중 9000만 원 넘는 기금이 모였다”고 말했다. 계획한 예산에는 조형물 제작비와 캠페인 홍보비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사업에는 천주교 마산교구가 적극 참여하고 있다. 9월 24일 오전 창원시 마산교구청에서  교구장 안명옥 주교는 마산교구 그랏츠자매교구위원회가 보내온 2000만 원과 섭리의 딸 수녀회가 보낸 1000만 원을 추진위에 전달했다. 오스트리아의 그랏츠 교구는 1971년 마산교구와 자매결연을 맺었다.

▲ 천주교 마산교구가 지난해 10월 27일, 일본군 위안부 창원지역 추모비 건립 추진위원회에 성금 1000만 원을 전달하며, 교구장 안명옥 주교가 관계자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일본군 위안부 창원지역 추모비 건립 추진위원회)

앞서 안명옥 주교는 지난해 10월에도 기금 1000만원을 전달했으며, 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장 박철현 신부가 추진위에 공동위원장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경희 위원장은 추진위원회가 시민 의견 수렴과 전문가 논의를 거쳐 추모비 건립 후보지 1순위로 선정한 곳은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있는 불종거리 사거리의 한 곳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일본이 위안부를 강제 동원할 때 마산은 중간 집결지였다”면서 “지금은 통합된 진해, 마산, 창원에 모두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된 장소가 있지만 그중 가장 관계가 깊은 곳은 마산이며, 마산의 불종거리는 대중이 접근하기 특히 좋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추모비 건립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창원시 여성보육과 담당자는 25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창원시가 추모비 건립에 약 1000만 원을 지원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담당자는 추진위가 제안한 후보지 4곳에 대해 각 관련 부서에 의견 개진을 요청했는데 인근 상인들과의 의견 조율이나 민원 문제로 불종거리에 추모비를 세우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창원시 담당자는 추진위원회에 ‘대체부지’ 두 곳으로 창원시 의창구 용지공원 내 항일독립기념탑과 중앙부두에 조성될 예정인 추모공원을 추천했지만, 이에 대한 추진위원회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경희 추진위원장은 “용지공원은 시민 접근성이 떨어지며 중앙부두 추모공원은 아직 설계도도 안 나온 사업으로 언제 완성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개인의 문제라고 볼 수 없다면서 “지방자치단체가 시민의 열망과 뜻을 받아들여 시민들이 원하고 의미 있는 곳에 추모비를 세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군 위안부 창원지역 추모비 건립 추진위원회는 지난해 9월 출범했으며 원래는 올해 세계 여성의 날인 3월 8일 제막식을 할 계획이었으나 장소 문제로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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