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장영식
밀양의 들녘은 가을이 깊어 갑니다.
밀양 단장면의 대추도 익어 갑니다.
하늘은 맑고 높으며 푸릅니다.
10년이라는 밀양송전탑반대 싸움 끝에
밀양 어르신들의 몸과 마음은 지칠 대로 지쳐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르신들은 오늘도 들녘을 나가십니다.
어미니이신 대지 위에 자라나는 자식 같은 농산물 때문입니다.
지금 밀양 어르신들의 일손은 너무 부족합니다.
대추 터는 데에도 손이 부족해서 난리고,
감을 따야하는 데도 손이 태부족입니다.
밀양에서는 어르신들이 가는 곳곳마다
괴물 같은 송전탑이 그림자처럼 따라 다닙니다.
어르신들의 얼굴에 패인 주름과 굽어진 허리와 거친 손마디를 보면
어르신들의 깊고 깊은 슬픔이 배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어르신들의 슬프고 아픈 상처를
우리 모두의 굵은 땀방울로 보듬어 드리고 싶지 않으십니까?
밀양에서 함께 하는 가을 농활(9월 29일부터 11월 말까지)을 통해
잡은 손을 결코 놓지 않겠다는 우리의 굳은 약속을
밀양의 들녘에서 이루어냅시다.

*가을 농활 문의 : 밀양765kV건설반대대책위 010-9203-0765

장영식 (라파엘로)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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