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아시아뉴스> 보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중국의 시진핑 주석을 바티칸으로 초청했다는 설이 돌고 있다.

▲ 중국의 시진핑 주석 (사진출처=아시아뉴스)
이탈리아의 <아시아뉴스>(Asianews)는 9월 18일, 이 문제를 장문의 분석 기사로 보도하고 교황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이에 대한 중국의 대응이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아시아뉴스>는 교황청립 외방선교회(PIME)가 이탈리아어, 영어, 중국어로 발행하는 아시아 전문뉴스 매체다.

이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페론주의 정치 지도자인 리카르도 로마노와 중국 사회과학원의 메르코수르(MERCOSUR) 대표인 호세 루한이 교황의 “친필” 서한을 시진핑의 측근에게 전달했다고 아르헨티나의 <인포바에>(infobae)가 16일에 처음 보도했고 이 보도가 중국을 비롯 각국으로 퍼졌다.

교황은 직접 "손으로 쓴" 이 친서에서 “다극화 세계의 세계 평화를 논하기 위해” 시진핑의 바티칸 방문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다극화 세계”라는 표현은 미국에 버금가는 2대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중국의 위상을 부각하여 중국의 자존심을 배려한 세밀한 선택이다.

이에 대해 <아시아뉴스>는 교황의 초청을 중국에서는 지하교회, 공식교회를 가릴 것 없이 환영하고 있으며, 즉각적이지는 않더라도 이에 대한 중국의 반응을 주목한다고 분석했다. 한 중국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 주석과 중국이 세계 평화에 미치는 영향력을 신뢰한다”고 했다. 또한 두 지도자가 만나더라도 중국의 종교자유 등 중국 교회가 당면한 어려운 문제를 이번에는 토의하지는 않겠지만 차차 얘기하게 될 것이라고 보았다. 바티칸과 시진핑 사이에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한편, 중국 국영 언론들은 아직 이 사실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교황의 이러한 적극 행보는 지난 9월 3일 교황이 숙소로 쓰는 성녀 마르타의 집에서 교황청의 두 아르헨티나인 고위관리인 피에로 파롤린 국무원장 추기경, 도미니크 맘베르티 차관 몬시뇰을 만난 자리에서 결정됐다고 한다.

로마노가 <인포바에>지에 말한 바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내린 결론 가운데 하나는 “더 형제적인 세계사회와 더 큰 사회 평등을 이루는 다극적 결정, 더 높은 수준의 통치 질서가 형성되도록 기여하기 위해” 바티칸이 중국과 더 긴밀한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뉴스>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의 세계 경제 지배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제3세계 국가와 연대를 강화해 왔으며 중동 문제에서 미국(및 이스라엘)과 늘 다른 의견을 내 왔다. 이런 문제들에서 중국과 교황청은 매우 비슷한 입장을 갖고 있다. 따라서 “다극” 세계를 건설하자는 바티칸의 초대장을 중국은 환영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초청에 중국이 우호적 응답을 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중국 공산당의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마오주의 관점에서 교황청을 “자본주의의 주구(走狗, 개)”로 보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방문하고 중국에 개방적 자세를 보이고 돌아가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의 영어판 자매지인 <환추스바오>는 이례적으로 “제3세계” 출신의 교황이 자신은 중국을 “존중”함을 강조했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공산당 지도부는 보수파든 아니든 상관없이 가톨릭에 더 큰 자유를 주면 다른 종교들도 같은 요구를 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공산당은 이것이 과거 소련처럼 공산당의 실권으로 이어질 것을 겁낸다. 시진핑 자신도 공산당과 공산당의 일당 지배에 대한 비판에는 전혀 관용을 베풀지 말아야 하며 그러지 않으면 중국이 소련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기사 원문 링크: http://www.asianews.it/news-en/About-us-12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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