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장영식

마지막 남은 송전탑이 건설됐다.
온몸으로 몸부림치며 저항했지만
맘몬의 탑은 세워졌다.
할매들의 늙고 여윈 작은 몸뚱아리는
온통 시퍼렇게 피멍이 맺혔다.
산 위에 올라 한전이 세운 울타리를 붙잡고 절규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한전의 요란한 작업 소리뿐이다.
한전의 기습적인 작업 재개 이후
매일 같이 붙들려가고 병원으로 실려 갔지만
통곡의 벽을 너머 삼평리의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의 아름다운 의지만은 결코 꺽지 못할 것이다.

장영식 (라파엘로)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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