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일 오후 7시 30분 인천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진행하는 월례 수요미사 ‘사람’ 하반기 일정이 시작됐다.

월례 수요미사 ‘사람’은 매 월 첫째 주 수요일 미사를 봉헌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통해 교회와 사회 안팎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다. 이번 9월 미사에서는 이지현 수녀(성심수녀회)가 ‘그림이 있는 음악회’를 주제로 삶 안의 예술과 예술을 통한 소통, 공동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빛의 화가 모네의 그림을 아름답다고 느끼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우울감 가득한 뭉크의 ‘절규’를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는 사람은 드물죠. 하지만 뭉크의 그림을 보면서 우리는 ‘공감’합니다. 작가가 어떤 삶을 살았고, 왜 그런 그림을 그렸는지 알면 우리 삶의 어떤 부분과 공명하기 때문입니다."

입회 전 피아노를 전공한 이지현 수녀는 음악을 하면서도 예술이 아닌 기술로 이해했었지만 음악이나 미술이 전문 기술이 아니라 작가들의 삶과 깨달음을 담고 있으며 모두를 소통하게 하는 것임을 알았다고 말했다.

▲ 이날 이야기를 나눈 이지현 수녀는 "우리 모두는 삶 안에서 예술을 하고 있으며, 나의 예술을 이해할 때, 다른 삶의 예술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이지현 수녀는 먼저 참가자들에게 여러 그림을 보여주고 그 속에 담긴 아름다움이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관찰과 기다림 그리고 성찰이 필요하다면서 “예술 작품과도 ‘소통’이 필요하다. 관찰하고 기다리는 침묵의 시간을 통해서 작품과 내가 만날 수 있는 지점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와 샤갈의 그림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
“예술은 일상 안에서 마음을 온전히 담아 이루는 모든 것”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는 그가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질 때,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선물한 음악이에요. 미술을 하는 동료 수녀가 이 음악에 맞는 그림을 제안해줬는데, 샤갈의 작품이에요. 샤갈은 사랑하는 부인과 일찍 사별한 후, 그림의 색이 슬픔을 표현하는 푸른 색으로 바뀌었죠.”

음악과 그 이미지에 맞는 그림을 연관시키는 방법으로 피정을 이끌기도 한다는 이지현 수녀는 참가자들이 베토벤과 샤갈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함께 보고 들으며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또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레퀴엠 ‘Pie Jesu'와 쾨테 콜비츠가 전쟁의 참상을 표현한 미술 작품을 연관시키면서 “예술은 결국 일상과 마음을 온전히 담는 행위이자 삶을 그대로 담은 결과물이다. 그래서 모든 이들을 이어 줄 수 있는 매개체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술은 일상 안에서 내 마음이 온전하게 담긴 행위 모두입니다. 미술이나 음악 뿐만이 아니라 누군가는 밥을 예술로 짓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남의 이야기를 예술로 들어줄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죠. 곧 온 마음을 다해 하는 행위 자체가 예술이고, 우리 모두는 삶 안에서 이미 예술을 하고 있습니다.”

▲ 9월 3일 인천교구 노동자센터에서 월례수요미사 '사람'이 봉헌됐다. '그림이 있는 음악회'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미사는 음악과 미술 작품을 통해 소통과 공감을 시도하는 작은 피정과 같았다. ⓒ정현진 기자

이지현 수녀는 “나는 내 삶 안에서 어떤 예술을 하고 있는가, 온 마음을 다해 옳다고 믿는 것을 어떻게 이루고 있는가 물어보라”면서 “예술이 나의 목표와 자아실현 만이 아닌 타인과의 공유를 위한 것이라면 그것이 곧 하느님이 말씀하시는 사랑이며 공동체를 구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의 삶이 예술이 될 때 다른 삶 안의 예술도 공감하고 하나가 될 수 있다”면서 “삶 안에서 자유롭게 노래하며 살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음 월례 수요미사는 10월 1일에 이어지며, 천주교인권위원회 김덕진 사무국장이 ‘인권, 못다한 이야기’를 주제로 이야기한다. 참여 문의는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032-765-6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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