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70년 살았는데

 - 박춘식

아직 숨 쉬고 있다는 것은
자루옷으로 속죄하라, 는
아니면
하늘 심부름이 끝나지 않았다, 는
천명(天命)이 있기 때문이다
하느님께 드릴 천리향을 위하여
절두산의 뜨거운 기도를 품고
해미 여숫골
한티
제주까지 걸어간다
돌무덤의 스테파노
로마의 긴 터널
핏방울을 씨앗으로 뿌리는 수많은 분들 —
구월 달력을
붉게 붉게 그린다 

<출처> 나모 박춘식 미발표 신작 시 (2014년 9월 1일)

▲ 그리스도교 순교자들, 구스타프 도레(1832~1883)

순교는 가장 큰 은혜이고 가장 큰 사랑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어느 곳에서는 순교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8월 18일, 교종이 명동 성당 미사 때에 이라크를 위하여 기도하자는 말을 하였는데 국제적인 동향을 아는 분들은 그 뜻을 알고 기도 많이 하였으리라 여깁니다. 순교자의 후손답게 더욱 진솔한 마음으로 기도와 희생을 바치시면 천국에서 조상들이 매우 기뻐하시리라 생각됩니다.
 

 
나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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