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삼두의 정주일기]

 

단잠

열 두 폭 병풍을 두르고
처서의 가을밤을 맞이합니다.

시간의 숨소리 저쪽에서
은하수를 건너는 풀벌레소리 들려옵니다.

모두들 지금,
혼잣말마저 삼키는 연습 중입니다.

 
하삼두 (스테파노)
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동아대, 홍익대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현재 밀양의 산골에 살며 문인화와 전례미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성당과 수도원, 기타 교회관련 시설에서 미술작업을 했다. <그렇게 말을 걸어올 때까지> <지금여기> 등 명상그림집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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