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방한 마케팅 활용의 여러 가지 시선

▲ 최근 출간된 김은식 저서 <프란치스코와 프란치스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앞두고 여기저기에서 교황을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출판계로 현재까지 39종의 교황 관련 서적이 출판됐다. 우선 교보문고에서는 7월 둘째 주 이후 종교 서적 판매 1위는 교황 관련 책자가 차지하고 있다.

가톨릭출판사는 <프란치스코 교황>,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 발견하기> 외 여러 교황 관련 책을 냈다. 가톨릭출판사의 송향숙 편집국장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동안 출판 시장이 워낙 침체돼 있었기 때문에 교황 관련 서적의 매출이 상대적으로 눈에 띈다”고 했다.

교황 방한을 마케팅에 직접 활용하지는 않지만 방한 행사를 지원함으로써 홍보 효과를 기대하는 은행, 기업도 있다.

하나은행은 대전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 참석하는 신자 전원에게 모자를, 아시아 청년대회에 참석하는 학생 전원에게 티셔츠를 제공한다. 광주은행은 교황 방한 기념 ‘사랑나눔 특별 예 · 적금’을 판매한다. 하나은행 본사 언론홍보팀 직원은 이번 교황 방한 지원의 취지가 “특정 종교 행사 지원보다는 교황 방한의 의미를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데 본질적인 취지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로 인한 간접 홍보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했다.

또 교황에게 제공될 물로 선정된 석수의 하이트진로음료 마케팅 담당 직원은 회사 내부에서 “교황 방한에 큰 관심이 있었고 이번에 물품을 제공하면 홍보 효과가 클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교황방한준비위원회에 생수 제공을 제안한 결과 석수가 선정됐다고 했다. 생수는 교황 일행에게는 전 일정 내내, 그리고 광화문 시복 미사에 참석하는 모든 신자들에게 제공된다.

천주교 성지가 집중되어 있고 교황이 방문하는 충청도에서는 지자체까지 나서고 있다. 충청남도는 천주교 성지에 대한 퀴즈를 풀거나 성지를 사진과 함께 추천하면 경품을 제공하는 온라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충청북도는 도지사가 도내의 배론성지, 배티성지와 꽃동네를 연결한 성지순례 코스를 만들라는 지시를 한 상태다. 각기 도내 관광산업 발전을 염두에 둔 것이다.

대형출판사인 김영사의 고세규 이사(안드레아)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메시지의 전달이 상품을 매개로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교황이 마케팅에 활용되는 것은 일단 긍정적으로 본다고 했다. 교황 방한이 아니라면 묻혀 있을 메시지가 이번 방한을 계기로 상품 거래 형식으로 대중에게 알려진다면 일단 좋은 일이라는 것이다. 그는 다만 유통 과정에서 메시지가 왜곡되거나 변질되는 것은 경계하고 감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영사는 이번에 교황 관련 서적을 출판하지는 않았다.

김성수 신부(의정부교구 문화미디어국장)는 교황 방한이 마케팅과 연결되는 것에 대해 “원론적으로는 옳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교황이 지금까지 다양한 미디어 매체를 활용한 것을 고려하면 오히려 역으로 매체와 마케팅을 이용하여 더 큰 선교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 김 신부는 이번 방한에서 교황이 매체나 마케팅을 뛰어넘는 메시지를 던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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