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 발견하기>,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 방한을 앞두고 그 많은 교황 관련 책 중에 뭘 봐야 할까? 여기 각기 다른 시각에서 교황을 만나볼 수 있는 세 권의 책이 있다.

교황으로 선출된 뒤의 프란치스코를 담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황이 되기 전 아르헨티나에서 활동하던 시기를 그린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훨씬 더 거슬러 올라가 예수회 창설자인 이냐시오를 통해 예수회 출신인 교황의 영성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 발견하기>까지. 다양한 시기의 교황을 접해보자.

교황의 영적 요람 ‘예수회’를 찾아서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 발견하기>

▲ 제임스 마틴,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 발견하기>, 가톨릭출판사, 2014
예수회 출신 첫 교황이 된 프란치스코 덕분에 예수회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 발견하기>는 교황의 영적 기초라고 할 수 있는 예수회 창립자 이냐시오의 영성을 생활 속에 접목하도록 알기 쉽게 소개한다.

예수회 사제인 저자 제임스 마틴 신부는 이냐시오 성인의 생애와 영성을 쉽게 설명하고, 저자가 속한 공동체와 사제들과의 일화를 통해 예수회의 모습을 소개한다. 무엇보다 위트와 유머가 가득해 지루하거나 딱딱하지 않고 즐겁게 읽을 수 있다.

“예수회에 위기가 생길 때마다 이냐시오 성인은 예수회를 위해 당당히 싸웠지만, 그러면서도 성인은 아주 유연한 모습을 갖고 있었습니다. …… 심지어 성인은 ‘설령 교황님이 예수회를 해산하라는 명을 내리신다고 해도 15분 동안 기도한다면 다시 평정을 찾고 나의 길을 갈 수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50쪽)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이냐시오 영성을 일상에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욕망과 영성생활’, ‘단순하게 살아가기 위한 방법’, ‘삶의 기쁨을 빼앗기지 않는 법’ 등의 목차만 보더라도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 이야기를 통해 영성을 실천할 수 있다. 게다가 저자의 진솔한 경험담은 읽는 재미를 더한다.

“사실 욕망은 종교계에서는 좋지 않는 평가를 받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단어를 들으면 성적 욕망과 물질적 욕망을 떠올리기 마련이니까요. 이 두 가지 모두는 일부 종교 지도자들에게서 힐책당하기 쉬운 것이지요. 그러나 성적 욕망은 하느님이 인류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 가운데 하나이며, 이것이 없다면 인류의 존재는 사라져 버릴 것입니다. 또한 물질적 욕망은 의식주에 대한 자연스러운 욕망의 일부분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입니다.” (131쪽)

이냐시오 영성은 신앙생활이 막연하고 어려운 뭔가를 해야 하는 게 아니라, 매일 삶에서 하는 거라고 강조한다.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 발견하기>를 매일매일 곁에 두고 읽으며, 지금 준비되어 계신 하느님을 만나는 영성을 누려보자.

교황이 되기 전,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습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습니다>, 가톨릭출판사, 2014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습니다>는 교황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이자 추기경으로 있던 시절, 그의 강론과 연설, 편지와 보고서 등을 모은 책이다. 사목자로서 깊은 고뇌와 사목 방향에 대해 심도 있게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신학자로서의 면모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이 책에는 교황이 당시 아르헨티나의 사회 문제를 진단하고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한 흔적을 담고 있어,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모습을 묵상해 볼 수 있다. 또 현재 교황이 강조하는 ‘세상으로 나가 함께하는 교회’를 추기경 시절 그가 지향했던 사목의 방향에서도 엿볼 수 있다.

“주님의 교회라고 부르면서 사제 중심적인 교회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 교회를 사제화하는 것은 바리사이들의 위선과 같습니다. …… 친밀감은 좋습니다. 하느님의 백성과 함께 걸으면서 친밀해지는 것입니다. 친밀감은 특별히 죄인들이나 가장 멀리 떨어진 사람들과 교감하고 하느님께서 그들 가운데 살고 계신다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84~87쪽)

사랑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긴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습니다>는 교황이 말하는 ‘복음의 기쁨’의 뿌리를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교황이 된 후, <프란치스코 교황>

▲ 위르겐 에어바허, <프란치스코 교황>, 가톨릭출판사, 2014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콘클라베부터 현재까지 프란치스코의 여정을 담았다. 바티칸 출입기자인 저자 위르겐 에어바허는 교황의 생각과 영성, 그리고 그가 가톨릭교회의 혼란을 어떻게 수습하고 있으며, 어떤 방향을 제시하는지 알려준다.

“예수님의 제자인 교회의 사명은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가 예수님의 복음에 충실한 삶을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그들을 하느님께 인도하는 것이다.” (188쪽)

특히 이 책에는 발터 카스퍼, 쿠르트 코흐, 칼 레만 등 콘클라베에서 교황을 직접 선출한 추기경들의 ‘내가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 이야기를 담고 있어 더욱 흥미롭다. 생생한 묘사와 다양한 일화, 생동감 넘치는 사진으로 교황과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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