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팽목항 방문해 주일 미사…28일 저녁 유가족 도보순례단도 도착 예정

▲ 27일 진도 팽목항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미사에 500여 명의 신자와 수도자가 참석했다. ⓒ광주대교구

“우리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것은 그 희생의 가치가 우리 일상의 삶에서 되살아나 우리 사회가 새롭게 되도록 최선을 다하여 희망의 나무를 키워나가는 것입니다.”

지난 27일 오후 4시 진도 팽목항의 천막에서 김희중 대주교(천주교 광주대교구장)의 집전으로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실종자들의 조속한 귀환을 염원하는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팽목항 미사’가 봉헌됐다. 이날 미사에는 20여 명의 교구 사제와 500여 명의 신자, 수도자들이 참석했다.

김 대주교는 “유족들이 요구하는 특별법 내용에는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내용이 없다”고 전하며 “일부 사람이 유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표현을 거침없이 하는 것을 보며 이들이 정말 우리의 동포인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세월호 참사로 우리나라의 정치, 사회, 경제 등 각 분야의 근간이 흔들릴 정도로 법과 원칙이 무너진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았다”고 말하며 “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진상을 제대로 규명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자는 호소에도 정부와 여당은 여전히 ‘가만히 있어라’와 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또한 김 대주교는 “나와 직접 관계는 없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며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사죄와 용서를 청했다. 그러면서 이번 참사의 진상이 명백히 밝혀질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도하며 힘을 모으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앞서 24일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목포 연동성당에서 김희중 대주교 주례로 세월호 사건 100일 참회와 새로움을 위한 미사를 봉헌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실종자들의 귀환을 염원하며 지난 8일 시작된 유가족 이호진 씨와 김학일 씨를 비롯한 도보순례단은 22일부터 영광을 시작으로 전남 지역에서 순례를 이어가고 있다. 28일 오전 5시 진도 실내체육관을 출발해 오후 6시 30분에는 팽목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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